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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래퍼 옌자민, '고등래퍼' 품 떠나고 내딛은 진짜 '첫걸음'

/사진=브랜뉴뮤직/사진=브랜뉴뮤직



이제 갓 스무살. Mnet ‘고등래퍼’ 시즌 1, 2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윤호가 옌자민이라는 이름으로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힙합명가’ 브랜뉴뮤직에 둥지를 튼 옌자민은 최근 발표한 첫 데뷔 싱글 ‘트레블 온 마이 마인드(Travel On My Mind)’로 자신만의 음악 지도를 펼쳤다.

‘고등래퍼2’에서 1, 2, 3위를 휩쓴 김하온, 이로한, 이병재 등이 소속된 키프클랜 크루의 리더이기도 한 옌자민은 ‘애늙은이 같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스무살답지 않은 진중함과 뚜렷한 신념을 보였다. 트렌드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법한 힙합 음악을 하면서도 겉멋이나 소위 말하는 ‘힙스러움’도 마냥 따르지 않는다.


“인기는 신기루 같다”며 진정한 평가는 오롯이 음악으로 받아야 한다는 옌자민.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몇 년 후가 더 기대되는 아티스트의 첫 시작이 반갑다.

Q. ‘고등래퍼2’에서 키프클랜 크루 멤버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뒀다. 리더로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물론 크루 멤버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건 정말 뿌듯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등래퍼’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크루 리더로서 친구들도 챙겨야 했고 동시에 내 경연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촬영이 거듭될수록 심리적인 부담도 커지더라. 온전히 무대를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Q. ‘고등래퍼2’ 출연으로 크루 멤버들 모두 팬들이 많이 늘지 않았나

시즌 1 때 적게나마 인기의 맛을 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더라. 그게 얼마나 허무한지 잘 알기 때문에 친구들한테도 조언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Q. ‘고등래퍼’에 대한 아쉬움이 컸는데, ‘쇼미더머니’에 도전해 볼 생각은 없었나

‘쇼미더머니’에 나가서 여러 래퍼들을 직접 보고 배우는 것도 좋았겠지만, ‘고등래퍼’를 하는 동안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다. 바로 경쟁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보다는 재충전의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것 같다.

Q.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한 소감이 어땠나

‘고등래퍼’라는 방송 플랫폼을 통해 음원을 내기도 했지만 거기서 거둔 성과는 객관적이지 않다. 사실 냉정한 프로의 세계로 들어오는게 사실 조금 무섭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앨범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아지더라. 그때 회사 A&R 팀 형이 이 앨범을 시작으로 한 단계씩 밟아간다는 생각을 하라고 해서 부담이 줄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

Q. 첫 싱글 앨범에 어떤 곡이 담겼나

타이틀곡 ‘홀라(HOLA)’는 친구와 스페인 여행을 다녀와서 쓴 곡이다. 여행에서 받은 느낌을 안 다녀온 사람들에게도 최대한 생생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수록곡 ‘플라시보’는 당장의 쾌락만을 좇는 일각의 힙합 세태에 대해 힙합을 사랑하는 어린 세대들의 시선에서 다 같이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이야기가 담겼다. 키프클랜 크루 멤버들이 참여해 준 의미있는 곡이다.


Q. 옌자민이라는 활동명은 어떤 뜻인가



벤자민 프랭클린을 좋아한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만든 13가지 덕목과 규율처럼 나만의 신념을 잃지 말고 살아가자라는 뜻으로 벤자민의 B를 내 이니셜의 Y로 바꿨다.

/사진=브랜뉴뮤직/사진=브랜뉴뮤직


Q. 브랜뉴뮤직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

회사 없이 혼자 활동하면서 회사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그러던 중 브랜뉴뮤직에 소속된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다양한 분야에서 대중에게 인정을 받고 있던 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 앨범 활동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 회사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대선배들이다. 열심히 해서 브랜뉴의 ‘뉴블러드’를 맡고 싶다(웃음).

Q. 라이머 대표나 ‘고등래퍼2’ 프로듀서였던 산이가 조언해준 것이 있나

라이머 대표님은 확실히 포스가 남다르더라. 처음에 굉장히 무서웠다(웃음).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데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산이 선배님도 입사하고 나서 도움이 될만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하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그 말이 정말 든든했다. 그 외에도 만나는 회사 형들마다 다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감사하다.

Q.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 있나

하루에 16마디 이상 곡을 쓰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 내 색채가 어떻다고 정의할 수는 없다. 그날 혹은 그 달에 끌리는 주제와 음악들을 하면서 내 색채를 찾아가고 있다.

Q. 최근에 가장 끌리는 주제는 뭐였나

주변에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나는 사랑을 상처라고 정의 내렸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상실감도 크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있더라. 대중에게 받는 사랑도 비슷한 것 같다. 가장 달콤한 사랑이 왜 상처를 주는지,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앨범에 풀어내 보고 싶다.

Q. 래퍼 옌자민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노력을 해야 프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프로그램 덕분에 운 좋게 여러 기회를 얻었지만, 앞으로 여러 경험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 조금씩 성장하면서 힙합이라는 것도 음악의 한 장르라는 걸 대중에게 증명하고 싶다. 가장 기분 좋았던 말 중에 ‘너는 첫 시작을 유행을 타지 않는 걸 해서 다행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언젠가 옌자민은 ‘진짜 음악을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Q. 올해 스무살이 됐는데 앞으로의 계획들이 많을 것 같다

싱글 앨범이나 EP 앨범도 생각하고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빨리 내고 싶다. 그리고 성격도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쉽게 화를 내는 불같은 성격인데 조금 더 침착해지려고 한다.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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