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환율마저 하락땐 외인자금 이탈...원화는 막아내

수출업체 달러 처분도 한몫

수급균형...환율 소폭 하락

29일 장 초반부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투매에 나섰지만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유사한 수준인 1,140원대 초반에서 공방을 벌였다. 장 중반에는 오히려 달러화 매도가 우위를 보이면서 한때 1,130원대 중반까지 내렸다가 1,140원대로 복귀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가치 하락)한다는 속설과 정반대 행보를 보인 셈이다.


월말 결산을 앞두고 달러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한 틈을 타 수출업체들이 쌓아두었던 달러를 시장에 내다 판 것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주식을 팔아 달러를 확보하려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달러 수요와 우리 수출기업들의 달러 공급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사상 최장인 7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업체들에 쌓인 달러 물량이 원화가치 방어에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달러 매입과 국내 기업의 달러 매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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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당국이 자본시장 안정화 자금 5,000억원을 조성한다는 소식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았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환율까지 급락할 경우 자칫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당국이 선을 넘어서면 방어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글로벌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 1,150원대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증시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달러 매입)과 수출업체의 달러 네고 물량(달러 매도)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겠지만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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