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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대학원생 전동호씨 "이산화탄소 덩어리 시멘트…화력발전 부산물로 대체"

플라이애시 활용 새 결합재 기술

기업에 이전…SCI급 논문 게재도

전동호(왼쪽) 울산과학기술원 대학원생과 오재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전동호(왼쪽) 울산과학기술원 대학원생과 오재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거 배출되는 문제가 있어 석탄 화력발전의 부산물인 플라이애시를 활용한 무(無)시멘트 결합재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강도가 낮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학부생 때부터 고민하다 반응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최근 ‘플라이애시 기반 무시멘트 결합재 제조기술’ 2건을 기업에 이전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의 전동호(사진·26) 대학원생은 29일 “시멘트는 1톤을 생산하면 0.9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정도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오염을 줄이되 강도는 5배 이상 높이고도 저렴한 시멘트 대체 결합재를 개발해 기술이전까지 완료한 대학원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건설재료에 관심이 많던 그는 학부 3학년이던 지난 2014년부터 오재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다. 플라이애시를 활용한 친환경 건설재료 연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플라이애시는 세계에서 연 7억5,000만톤 이상 발생해 절반 이상이 매립되는데 활성화제를 첨가하면 ‘고강도 무시멘트 결합재’가 되는 특징이 있다. 그는 “당시 연구실 회의에서 ‘국내 플라이애시가 반응성이 낮아 해외 재료에 비해 강도가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논문을 찾아보다 결합재의 반응 과정에서 탄산칼슘을 형성시키면 결합재의 빈 공극을 메워 강도가 세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오 교수의 지도를 받아 실험을 거듭한 결과 Ca(OH)2와 Na2CO3가 플라이애시의 포졸란 반응(Pozzolanic reaction)을 활발히 일으켜 강도 발현 물질인 C-S-H(Calcium Silicate Hydrate)를 많이 생성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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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단 하루의 양생으로도 기존 제품보다 5배가량 강도가 세졌고 가벼우면서도 가격도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충분한 강도를 얻기 위해 한 달 정도의 반응 시간을 거쳐야 했다.

오 교수와 전 학생이 작성한 논문은 2015년 건설 분야의 상위 3%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인 ‘시멘트 앤드 콘크리트 리서치’에 게재됐다. 전 학생은 대학원에 진학한 뒤 SCI급 논문 2건을 추가로 게재했고 6월 한국콘크리트학회에서 우수논문 발표상도 받았다. 오 교수는 “전동호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이 연구를 주도해 기술이전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기술은 경북 영천의 ㈜하우이씨엠에 이전돼 1억원의 선급기술이전료와 매출의 1.5%를 경상기술료로 받게 된다. 이 회사는 콘크리트 2차 제품인 블록과 경량골재 시범 생산에 성공해 전문 설비를 갖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 학생은 “제 아이디어가 환경오염을 줄이고 건설 자재의 성능을 높이는 계기가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건설에서 환경오염을 줄이며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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