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해외론칭해 뜬 K브랜드, 국내서도 반했다

中서 설립한 '한아화장품' 인기

더페이스샵 등 국내 브랜드 위협

베이징 '만커피'는 필수 방문지로

세계 100개 이상 편집숍 입점한

'레지나 표' 연말 국내 역수입도

#지난 주 600여명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몰고 한국을 방문한 중국 회사는 ‘한아 화장품’이다. 얼핏 한국 회사로 들리는 이 곳은 실제로 한국인 대표가 설립했다. 한아화장품은 한국인 모델을 기용해 한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동시에 현지에서 가성비를 갖춘 가격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한국 DNA를 가진 뷰티 브랜드는 중국 현지서 웨이나, 푸루페, 신생활 등 10여 곳으로 심지어 중국으로 진출한 국내 브랜드숍을 위협하는 수준에 달했다.

치열한 한국 시장을 피해 해외 현지에서 론칭한 ‘K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해외에서 더 유명한 한국계 브랜드를 직구로 구입하기도 한다. 외식업체의 경우 중국이나 미국 여행을 갔다가 방문하는 맛집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실제 중국 시장에서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등 국내 브랜드숍을 위협하고 있는 곳도 한아 화장품과 같은 한국 DNA 로컬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아의 연 매출은 미샤의 에이블씨앤씨가 지난해 중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약 450억원) 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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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시작된 한국계 브랜드가 역으로 수입되기도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운영하는 편집샵 ‘비이커(Beaker)’는 표지영 디자이너가 영국에서 론칭한 ‘레지나 표(Rejina Pyo)’를 연말께 들여올 계획이다. 30대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설립한 이 패션 브랜드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편집샵에 입점, K-패션의 가능성을 알리며 이름을 떨쳤다.




정고운 디자이너의 브랜드 ‘고엔제이(Goen.J)’와 김영원 디자이너의 핸드백 브랜드 ‘당세렝트(danse &lente)’ 역시 영국에서 먼저 론칭했다. 고엔제이는 세계적으로 58개 편집숍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에선 강남점 고엔제이 플래그십 스토어 한 곳에서만 구할 수 있다. 당세렝트도 한국에선 단 세 곳의 매장에서만 만난다.

40대 회사원 박모씨는 “프랑스어 상표명 탓에 유럽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 디자이너가 해외에서 론칭한 것”이었다면서 “한국에서는 편집숍에서나 구할 수 있고 가격이 좀 더 비싸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브랜드가 적지 않다. 미국 시장에 ‘한국식 치킨’을 알린 주역으로 꼽히는 ‘본촌’이 대표적이다. 서진덕 대표가 2002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본촌은 2007년 미국 뉴욕점에 문을 열며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토종 프랜차이즈로 거듭났다. 본촌을 두고 앤드루 펑 판다 익스프레스 회장은 “미국에서 본촌은 미국인들이 좋아하고 유명한 한식”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현재 본촌은 미국·필리핀·싱가포르 여행 시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추천되고 있다. 2011년 베이징에서 1호점을 연 만 커피(MAAN COFFEE)도 한국인들이 중국 여행 시 필수로 방문하는 중국 3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꼽히지만 역시 한국인이 중국에서 론칭한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다./허세민·김경미기자 semin@sedaily.com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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