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30일 “한국의 꽤 많은 사람이 ‘금수저’와 ‘흙수저’를 말하는 현실은 한국의 불평등 상속구조에 따른 처절한 분노”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한겨레신문이 개최한 제9회 아시아미래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포럼 기조연설자로 초청된 토마 피케티 교수의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지적한 불평등 문제가 한국에 그대로 들어맞았다고 언급하며 “(금수저·흙수저를 말하는 현실은) 피케티 교수가 지적한 세습자본주의가 한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의 반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꽤 많은 젊은이의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고 회자되는 현실은 한국의 불평등 구조에 대한 통렬한 항의”라며 “피케티 교수가 지적한 대로 자본소득의 점유율과 성장률이 노동소득의 그것을 능가하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현실의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피케티 교수가 불평등의 해결책으로 누진과세 강화와 글로벌 부유세 도입을 제시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도 누진과세를 채택하고 있지만, 누진과세 강화를 시도할 때마다 조직적이고 집요한 저항에 부딪혀 그 취지가 위축되거나 왜곡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역대 정부의 누진과세 정책은 불평등의 완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누진과세가 불평등 완화에 기여한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불평등의 완화는 어려운 과제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며 “그것은 인류에게도, 국가에도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등의 완화는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공동체의 건강성 유지는 물론, 민주주의의 실제적 성숙을 위해서도 불가결하다”며 “불평등의 방치가 포퓰리즘의 온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지금 세계의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 같은 이유로 문재인정부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를 혁신성장과 함께 경제정책의 세 가지 기둥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