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신산업은 정부가 통제해서는 안된다"

요즘 이스라엘 벤처 업계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느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 등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과 손잡아야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엊그제는 폭스바겐과 인텔이 함께 세계 최초로 이스라엘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로봇택시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신종 서비스에 필요한 기반설비와 교통 데이터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스타트업의 카풀 서비스마저 불법으로 내몰리는 한국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창업천국으로 도약한 데는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컸다. 2006년 총리를 맡아 이스라엘을 창업국가로 올려놓은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한 일은 민간을 통제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장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베르트 전 총리는 “새로운 기술이 출현하면 모든 정부가 생태계를 다루기 전에 조심스럽게 행동하거나 아예 반대하고 나선다”며 “유의할 점은 정부가 산업을 통제하고 운영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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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스라엘은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인적자원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지금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율주행차든 공유경제든 겹겹이 쌓인 규제 장벽에 막혀 좌절되기 일쑤다. 오죽하면 한국이 ‘스타트업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올메르트 전 총리는 “한국은 새로운 목적지를 설정하고 나가야만 다른 국가보다 앞설 수 있다”면서 “스타트업과 신기술에서 답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백번 맞는 말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유롭고 창의적인 창업국가를 전면에 내세워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혁신적인 신산업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네거티브 규제를 전면 도입하고 실패를 권장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언제까지 벤처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다른 나라를 부러워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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