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귀하신 몸' 된 일본 폐지...수출가격 연초보다 43% 올랐는데

골판지 원재료인 폐지가 일본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밀려드는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해지자 일부 일본 제지업체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내 폐지 유통량이 줄어 일부에서 제품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일본 골판지 원지 최대 생산업체인 오지(王子)머티리아 관계자는 “매일 폐지가 들어올지 걱정하면서 생산하는 공장도 있다”며 “당장은 생산에 지장이 없지만 앞으로 폐지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렌고는 지난 9월 폐지부족을 이유로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


폐지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일본의 폐지 수출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10월 선적 수출가는 ㎏당 27.5 엔(약 275원)으로 연초 대비 43%나 올랐다.

■日 폐지 부족사태 왜 벌어졌나

무역전쟁 여파...미국산 수입 중단

中, 일본산 폐지 싹쓸이 나선 탓




일본의 폐지부족 사태는 중국이 일본산 폐지를 ‘싹쓸이’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시진핑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한데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이 사실상 미국산 폐지 수입을 중단하고 일본산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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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5월부터 수입폐지에 포함된 불순물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미국산 폐지 수입을 일시중단했다. 폐지를 다른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미국 폐지에 비해 분리 배출하는 일본산 폐지의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8월부터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미국산 폐지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장 골판지 생산 원재료 조달이 다급해진 중국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일본산 폐지 수입을 대폭 늘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 국내에서도 인터넷쇼핑 보편화로 상품 배송을 위한 골판지 상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골판지공업조합연합회는 올해 국내 수요가 3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용 공급 부족이 우려되자 일본 당국은 폐지 도매업체들에 수출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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