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는 변화의 시기였다. 2018년 국내 및 해외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인물들은 이런 사실을 몸소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록히드 마틴의 매릴린 휴슨 Marillyn Hewson이 방산업체들을 이끄는 여성 경영인들의 선두에 섰다. 해외에선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에마 웜슬리 Emma Walmsley가 자신이 경영하는 영국 제약 대기업을 혁신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순위에서 탈락했던 여성 중역들이 커다란 성과를 거두며 복귀하는 모습도 목도했다. 앤섬의 게일 부드로우 Gail Boudreaux와 스타벅스의 로즈 브루어 Roz Brewer가 대표적 인물이다. 월마트의 주디스 맥케나 Judith McKenna 같은 인물들은 고속승진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포춘 500대 기업을 이끄는 여성 CEO들의 수가 32명에서 24명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들의 동력이 주춤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일례이다. 유색 여성들은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포춘 순위는 여전히 기업 최고경영진에 만연한 다양성 부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Indra Nooyi 같은 상징적 인물의 퇴장이 이런 실상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조지아 주 민주당 주지사 후보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Stacey Abrams는 리더십에 대해 쓴 자신의 에세이에서 ‘우리는 업적을 자축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더 많은 것과 평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risten Bellstrom and Beth Kowitt
-필진: Kristen Bellstrom, Grace Donnelly, Matt Heimer,Emma Hinchliffe, Aric Jenkins, Beth Kowitt, Monica Rodriguez, Lisa Marie Segarra, Lucinda Shen, Jonathan Vanian, Phil Wahba, Jen Wieczner
▲21위 미셸 개스 Michelle Gass(신규 진입) / 콜스 Kohl’s CEO, 50세
개스가 5년간 고위 임원을 역임한 후, 마침내 콜스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실속형 백화점 체인은 현재 개스가 취한 몇몇 조치에 힘입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인기 스포츠의류 언더 아머 Under Armour를 입점시키고, 더욱 과감하게는 파트너십을 통해 라이벌업체 아마존에 일부 매장 공간을 내준 것이 대표적 사례다. 개스는 또한 콜스의 인기 있는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을 새 단장하고, 회사가 액티브웨어 열풍 속에서 얼리 무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소매업체들 중 가장 눈부신 2017년 휴가 시즌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22위 캐시 워든 Kathy Warden(신규 진입) / 노스럽 그루먼 Northrop Grumman 사장 겸 COO, 47세
노스롭 그루먼의 차기 CEO(첫 여성이기도 하다)는 이 방산업체에서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한 때 회사의 기술중심 미션 시스템 사업부를 총괄했던 워든은 작년 가을, 사장 겸 COO로 승진했다. 2019년 1월 1월부턴 CEO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군사 분야 IT와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그녀는 최근 오비털 ATK Orbital ATK의 통합을 관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노스롭이 지난 6월 92억 달러에 인수한 정밀무기 및 위성제조업체다.
▲23위 리앤 캐럿 Leanne Caret(2017년 순위: 30위) / 보잉 Boeing 방위 및 우주, 안보 총괄부사장, 51세
30년간 보잉에서 잔뼈가 굵은 캐럿은 현재 미국 톱5 방산업체 중 한 곳을 이끌고 있다. 이 보잉 사업부 한 곳의 순매출이 라이벌업체 레이시언 Raytheon과 노스롭 그루먼의 매출 합계에 맞먹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그녀는 또한 지난 여름 보잉이 크게 공을 들였던 계약을 수주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미 해군에 전투기 재급유용 드론을 제공하는 8억 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성공했다. 보잉이 몇 년 만에 국방성 신규 주요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었다. 드론 계약과 다른 신규 계약 덕분에, 캐럿이 이끄는 사업부 매출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다.
▲24위 게이샤 윌리엄스 Geisha Williams(2017년 순위: 19위) / 퍼시픽 가스 & 일렉트릭 PG&E 사장 겸 CEO, 57세
윌리엄스는 지난해 포춘 500대 기업을 경영하는 첫 라틴계 CEO에 오르며 새 역사를 쓴 바 있다. 그 후 PG&E의 재무 상태는 캘리포니아 산불로 큰 타격을 입었고, 주가는 30% 이상 급락했다. 지난 6월 회사는 25억 달러를 화재 관련 잠재채무로 손실 처리했고, 앞으로 재해와 관련해 다른 벌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회사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3년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25위 마거릿 킨 Margaret Keane(2017년 순위: 25위) / 싱크로니 Synchrony 사장 겸 CEO, 59세
킨은 올해 힘든 여름을 보냈다: 지난 7월 싱크로니는 2019년에 월마트 신용카드 발급 사업을 캐피털 원 Capital One에 뺏길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렇게 되면 유통 거물과 20년간 이어온 관계가 막을 내리게 된다. 이 회사의 신용 이자 및 수수료 수입에서 월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상회한다. 계약 해지가 되면 다른 주요 협력사들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우려를 심화시켰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싱크로니는 최근 페이팔 PayPal과 파트너십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26위 메리 캘러핸 어도스 Mary Callahan Erdoes(2017년 순위: 27위) / JP모건 체이스 자산운용 CEO, 51세
제이피모건에서 어도스가 맡고 있는 자산운용사업부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자산 2조 8,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독립 회사였다면 포춘 500대 기업에 충분히 포함될 만한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성과 덕분에 어도스는 새 업무를 맡게 됐다. 그녀가 디지털 자산운용 툴을 앞세워 탄생시킨 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과 은행 최고관리부서를 공동으로 관장하게 됐다. 그럼에도 어도스는 올 여름 정리해고를 단행해 자산운용사업부에서 할 일이 더 남았음을 시사했다.
▲27위 바버라 렌틀러 Barbara Rentler(2017년 순위: 29위) / 로스스토어 Ross Stores CEO, 61세
로스스토어는 아주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영업이익은 22% 늘어 14억 달러를 달성했고, 매출은 10% 증가해 처음으로 14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8월에는 언론 앞에 잘 나서지 않는 렌틀러가 캘리포니아 기반 이 할인 소매업체의 총 매장 수를 장기적으로 3,000곳까지 늘릴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현재는 1,700곳에 약간 못 미치고 있다). 주가 또한 9월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런 순항이 다소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회사가 예측한 올 하반기 주당 순이익(EPS)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못 미치고 있다.
▲28위 비키 홀럽 Vicki Hollub(로스 스토어 Ross Stores) / 옥시덴털 석유 Occidental Petroleum 사장 겸 CEO, 58세
홀럽의 리더십 아래, 옥시덴털 주가는 지난해 글로벌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25% 이상 오르며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그녀는 2016년 CEO에 오른 후 경비 절감에 집중했다. 그녀의 전략은 효과를 발휘하는 듯하다: 임기 첫 해 5억 7,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이 에너지 탐사업체가 지난해 13억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홀럽은 현재 남서부 퍼미시언 분지(Permian Basin)에서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133억 달러를 달성했다.
▲29위 헤더 브레시 Heather Bresch(2017년 순위: 23위) / 밀란 Mylan CEO, 49세
밀란은 2년 전 에피펜 EpiPen 알레르기 주사제 가격을 6배나 올렸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회사는 여전히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규제 당국의 압력이 약값 인상을 제한함에 따라, 브레시는 미국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특히 회사가 에피펜 복제약을 출시해 스스로 매출을 잠식하자 그녀는 더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 밀란은 올 상반기 북미 매출이 20% 급감해 실적 전망을 낮추기도 했다. 이사회는 현재 인수합병을 포함한 전략적 선택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30위 베스 포드 Beth Ford(신규 진입) / 랜드 오‘레이크스 Land O’Lakes 사장 겸 CEO, 54세
포드는 지난 8월 최고운영책임자에서 CEO로 승진했다. 농업이 도전을 받는 이 시기에, 매출 140억 달러 규모의 공동조합을 책임지게 됐다. 이 ’운영의 달인‘은 랜드 오’레이크스가 핵심 낙농 사업에서 눈을 돌려, 농업기술 플랫폼 같은 신기술과 R&D에 투자하도록 이끌어왔다. 그러나 포춘 500대 기업의 첫 커밍아웃 게이 CEO로 유명해진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미국 낙농제품과 곡물에 부과된 관세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그녀는 공동조합을 이끄는 첫 여성이자, 몇 안 되는 포춘 500대 기업 여성 CEO 그룹에 가장 최근 합류한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