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1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산림 협력은 남북 관계 기본 관계를 만들기 위한 건데 하나하나 미국이 국제 제재를 언급하며 문제시하니 힘들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장관은 “한국의 외교적 위상이 커졌으면 다른 것도 커져야 하는데 남북관계 하나하나 할 때마다 (미국의) 사인 받는 게 되니 말이 안된다”면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능동적 자주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출범식 강연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한미 시각 차로 인한 남북 협력 사업 진행의 어려움을 이같이 언급했다.
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반도 문제를 빼고 나머지는 다 미국을 따라갈 수 있지만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고, 우리가 더 잘 안다”며 “남북관계가 먼저 가서 북미 관계를 견인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인데 왜 미국이 모든 걸 판단 하나”라면서 “미국 중간 선거가 끝나면 우리가 목소리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 장관은 “미국 내에서 여러 말이 많지만 분명한 건 북미 정상간 기존 적대관계를 평화관계로 만들어가자고 한 것”이라며 “남북 대결관계, 북미 적대관계를 동시에 해소하려 하는 현재의 구조는 우리 해방, 분단 73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에 안정적으로 평화 국면이 정착될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가 상응하며 진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고도경제성장을 위해 제재 해제를 원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현재 소비재 생산 수준과 첨단기술 능력, 양질의 노동력 등이 남북경협 시 한국 경제에 큰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서는 송영길 위원장을 비롯해 윤관석·전해철·강병원·김병욱·박정·윤준호 의원 등 원내 위원 18명과 허영 강원도당 위원장 등 원외 위원 11명이 위촉장을 받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종석 전 장관께서 강연한 것처럼 굉장히 중요한 전환기”라며 “남북관계가 그동안 아주 극단적인 대립 체제에서 이제 평화와 번영의 길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기에 왔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남북군사합의서가 이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남북간은 이미 종전선언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북미간의 관계만 잘 풀어지면 사실상 동북아는 새로운 평화체제로 넘어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