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기업, 대규모 신입 공채대신 수시채용 늘린다

불경기 여파에 비효율적 판단

그룹문화 이식하던 모습 벗어나

인력수요 발생때 적재채용 전환

현대차·셀트리온 등 도입 확산

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신입사원 상시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뽑는 신입 공채도 실시하지만 소규모 채용 공고를 수시로 내고 필요로 하는 직무의 인력을 적기에 공급받기 위해서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여태까지는 구인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주로 신입사원을 상시 채용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대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고 연수 등을 통해 그룹 문화를 이식하는 채용 풍토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차원의 일반 공채에 주력해온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시·상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매년 상·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일반 공채를 진행하고 신입사원들을 수혈해왔다. 공채가 진행되는 3~5월과 9~11월이면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들이 눈코뜰 새 없이 바빴던 이유다. 대기업들은 주로 경력직에 대해서만 수시 채용문을 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대기업 절반 정도가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신입 수시채용의 비중이 늘었다. 올해에도 현대차와 SK하이닉스·SK케미칼·LG이노텍·셀트리온·GS숍·농심 등이 신입사원 수시 채용을 진행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4월 기업 인사담당자 338명에 대해 신입 채용방식을 물어본 결과 ‘수시채용(58.3%)’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채(23.1%), 상시채용(15.1%), 추천채용(3.6%) 순이었다.

0215A33 기업들 신입사원 채용방식


신입사원 수시 채용 확대는 우선 주요 그룹들이 일사불란한 대규모 통합 채용 대신 계열사별 자율 채용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계열사별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LG도 원칙적으로는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신입·경력 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GS·한화그룹도 계열사별 채용으로 바꿨다.


과거 기업들은 그룹 통합 공채를 통해 필요한 규모보다 더 많은 신입사원을 뽑았다. 대부분의 기업이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또 기업 문화를 공유하는 젊은 인재 양성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급성장이 끝나고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공채는 점차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규모 공채는 채용과 연수, 배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취업포털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각 회사의 부서별로 인력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적정수로 뽑는 게 중요해졌다”며 “대규모 공채는 점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신입사원 수시채용에 대비한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직무능력을 꼽는다. 임 팀장은 “기존 취업준비생들은 업무능력에 못지않게 지원한 그룹사의 철학·인재상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합격 요소였지만 이제는 인력을 뽑으려는 기업이 어떤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는 지, 자신이 그에 걸맞는 능력과 적성을 보유했는 지를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취준생들은 공채 시즌만이 아니라 항상 기업들의 채용 소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요 취업포털과 관심 기업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러봐야 한다는 얘기다. 대학 재학생은 학교에 설치된 취업센터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취업지원센터에서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간거래(B2B)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서 갑자기 내놓는 채용 소식도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을 뿐더러 추천장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게 취업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종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