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한파로 기업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에 더해 주식시장에서도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일정이 연기되거나 신주 발행가액이 하향 조정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솔로지스틱스(009180)는 차입금 상환 및 물류 인프라 투자를 위해 지난 8월 유상증자로 134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신주 발행가격이 1,225원에서 930원으로 떨어지면서 조달금액도 10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준이 되는 주가가 8월 말 1,500원대에서 10월 말 1,200원대로 20%가량 급락한 탓이다. LG전자(066570) 스마트폰 부품 공급사인 아이엠텍(226350)은 5월 유상증자로 10억원을 조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5월 말 2,940원이었던 주가가 10월 말 1,500원으로 반토막나면서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2,980원에서 1,34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자배정 대상이 바뀌면서 신주 발행 일정도 연기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유상증자는 주가 상승기에 활발한 반면 하락기에는 조달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위축된다”며 “주가 하락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기업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기업의 주식·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35조1,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조달자금은 2조512억원으로 18.8% 급감했다. 10월 한달간 코스닥 하락률이 21.11%로 코스피 하락률(13.37%)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금조달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혁신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소액공모 한도를 최대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중소기업 전문 증권사를 인가가 아닌 등록만으로 설립 가능하게 하는 등의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