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일(현지시간) 지난 3·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한 141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애플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난 629억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월가 기대치인 615억 달러를 약 2% 상회하는 수치다.
주당 순익(EPS)은 2.91달러로 역시 월가 기대치(2.79달러)를 넘어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또 한 번 기록을 깨는 분기 실적을 보고하게 돼 흥분된다. 앱스토어 10주년을 축하하는 동시에 애플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매출과 이익을 성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폰 판매 실적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점에 주목한 시장은 차갑게 반응했다. 다만 애플의 고가 전략으로 인해 평균 판매 단가는 크게 상승했다.
애플은 3분기에 4,69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인 4,750만 대에 약간 모자랐다. 아이폰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0.4% 늘어난 것으로 미미한 증가 폭이다.
아이패드 판매는 지난해 동기보다 6% 줄어든 960만 대에 그쳤고 맥북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530만 대였다.
아이폰 평균판매가격(ASP)은 793달러로 시장 예상치(750.7달러)를 크게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 ASP(618달러)보다는 거의 30% 가까이 올랐다.
CNBC는 “애플이 지난 연말 999달러짜리 아이폰X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100달러 이상 비싼 아이폰 XS 맥스 등을 츨시한 영향으로 평균 판매 단가가 크게 올라갔다”고 풀이했다.
시장은 또 애플이 3분기 아이폰 판매대수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 본격적인 홀리데이 시즌인 4분기에 910억 달러 안팎의 매출을 예상한 것에 대해 차갑게 반응했다.
월가의 4분기 매출 전망은 930억 달러 수준이다.
애플 주가는 이날 실적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4%나 폭락했다.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 추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주 아마존·구글 실적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판매 실적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특히 애플이 다음 분기부터 판매실적 발표를 중단하기로 한 점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19 회계연도부터는 판매대수 발표를 중단할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디바이스가 팔렸는지 90일간의 스냅샷만으로 애플 비즈니스의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쿡 CEO도 “여러분이 매장에 갔을 때 얼마나 많은 디바이스가 거기 있는지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면서 애플이 가치 창출 차원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애플의 판매실적 발표 중단 결정은 이날 실적발표 이후 나온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미 IT매체들은 전했다.
애플은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북 등 주요 제품 판매실적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판매대수를 분기마다 발표했고 시장에서는 매우 투명한 발표로 받아들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