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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노년층, 우울증 있으면 골반부 골절위험 2.1배↑

박상민 서울대병원 교수팀 분석

신체·인지기능↓ 자세이상 등 초래

흡연 6.4배, 男 2.4배, 음주 1.8배 ↑

중·노년기에 우울증을 앓으면 넘어져서 다치는 낙상(落傷)으로 골반부 골절을 당할 위험이 2.1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제1저자 김수경)이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중·노년 1만18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유병률, 낙상 경험률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노년 가운데 최근 2년간 낙상 경험자는 3.4%,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심한 낙상 경험자는 2.5%, 골반부 골절을 당한 사람은 1.3%였다.

중·노년의 19%는 우울증을 겪었으며 성별 우울증 경험률은 여성(23.5%)이 남성(14.0%)의 1.7배였다. 우울증 중·노년의 낙상 경험률은 7.4%, 심한 낙상 경험률은 5.4%, 골반부 골절 경험률은 3.0%로 우울증 없는 중·노년(2.5%, 1.8%, 0.85%)의 3~3.5배나 됐다.


낙상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들(성·연령과 교육·소득수준, 흡연·음주·운동 여부,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능력, 악력·시력 등)을 보정했더니 우울증이 있으면 우울증이 없는 중·노년에 비해 낙상을 당할 위험이 1.7배,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심한 낙상과 골반부 골절을 당할 위험이 1.6배, 2.1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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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부 골절 위험은 남성이 여성의 2.4배, 흡연자는 비흡연자의 6.4배, 음주자는 비음주자의 1.8배, 신체 비활동군은 활동군의 1.8배, 치매 의심자는 인지기능 정상인의 1.4배였다. 흡연, 신체 비활동 등은 골밀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골반부가 골절되면 엄청난 통증과 함께 전혀 움직일 수 없고 허벅지 안쪽으로 출혈이 생겨 사타구니와 넓적다리가 붓는다. 엉덩관절(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의 목 부분인 대퇴경부가 잘 부러지는데 매우 치명적이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라면 서 있는 상태에서 주저앉거나 엉덩방아를 찧거나 옆으로 넘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에 의해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전신마취하에 수술하는데 고령·만성질환 등으로 이를 견디기 어려운 환자가 적지 않다. 금속나사 등으로 뼈를 붙여 고정하거나 인공 엉덩관절 수술을 할 수 있는데 15~20%가 수술 후 1년 안에 사망하며 반 정도는 걷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는다. 섬망·치매 등이 악화하기도 한다. 수술을 받지 못하면 거동이 불가능해 폐렴·욕창·패혈증·혈전증 등으로 수개월 만에 사망할 수 있다.

박상민 교수는 “우울은 신체·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자세·걸음걸이 이상을 초래해 낙상 위험을 높인다”며 “하지만 우울 증상을 겪는 노인의 80%가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거나 삼환계 항우울제 복용군의 낙상 위험이 1.5배가량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따라서 “노년기 낙상을 예방하려면 우울증 여부를 평가한 뒤 약물치료에 앞서 운동·인지치료 등을 먼저 시도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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