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원내지도부는 내년 2월 말 예정된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도 있는 만큼 당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파별 물밑경쟁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비박계에서는 김무성계인 강석호·김학용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 당내 화합, 안정성 제고에 강점을 보이고 있고 김 의원은 전투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당초 강 의원으로의 단일화에 무게가 실렸으나 2020년 총선에 대비한 ‘대여투쟁’이 강조되면서 이 같은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친박계에서는 유기준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친박계는 최근 당내 세(勢)가 많이 꺾였지만 차기 당 대표 후보이자 잠재적 보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총리와의 접점을 넓히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유 의원은 황 전 총리와 친박 의원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경선이 의원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현재로서는 비박계가 원내대표 자리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당 화합’이라는 상징성과 표 확장성을 위해 정책위의장은 친박 내 계파색이 옅은 의원을 중심으로 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복당파·친박 조합’으로 경선에서 이긴 케이스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결국 러닝메이트로 친박의 어떤 인물과 짝을 이루느냐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관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의원 표 대결’이라는 점에서 당내 위상 및 표 동원력을 지닌 중진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강석호·김학용 의원의 단일화 과정에는 계파 맏형인 김무성 의원의 의중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 역시 원내부대표단과 정책위부의장단 등 원내지도부 30여명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입김이 경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나경원 의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 의원은 특정 계파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의 대중적 인지도나 ‘다선의 중량감’을 고려할 때 원내 사령탑 후보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후보 간 합종연횡으로 경우에 따라 이들 사이에서 러닝메이트가 구성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