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인터뷰] 딩춘파 다궁팡 대표 "韓스타트업, SW·HW 결합땐 中서도 승산"

中서 통할 혁신 기술·제품 많아

가능성 큰 스타트업 발굴·지원

예비창업자 IoT·게임·디자인 등

韓 앞선 분야 꾸준히 공략하고

中시장 이해하려는 노력 필요




“한국의 스타트업이 중국 시장에서 소프트웨어(SW) 또는 하드웨어(HW) 하나로 승부를 하기보다 이 둘을 결합한 제품으로 도전한다면 승산이 있습니다.”

중국 선전에 있는 HW 전문 액셀러레이터 다궁팡(大公坊)의 딩춘파(사진)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를 융합한 제품을 내놓아야 중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경기 성남 판교에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창조허브 오픈세미나’ 강연 후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사물인터넷(IoT)이나 게임·디자인 등 한국 스타트업들이 앞선 분야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궁팡은 스타트업을 도와 제품 디자인·개발에서 제품 생산, 시장 판로 개척까지 전 단계를 지원한다. 공장이 밀집한 선전에서 스타트업들의 시제품·완제품을 저렴하게 재빨리 공급해주는 것이 경쟁력이다. 창업자와 창업 생태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기술형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딩 대표는 “선전은 새로운 기술과 투자자들이 연결돼 빠른 제품 출시가 가능하고 이 같은 환경은 결국 시장이 만든다”며 “돈이 빨리 들어오면 제품 출시 속도도 빨라지는 선순환 구조가 경쟁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효율적 창업환경 때문에 현지 스타트업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유럽·아시아의 기술창업자들이 다궁팡을 찾는다. 다궁팡은 한국기술교육대 등 한국 기관이나 대기업들과 협력하고 한국 스타트업들도 지원하고 있다. 다궁팡이 기술과 금형 제작 등을 지원한 스타트업 ‘날마다자라는아이’의 유모차용 공기청정기 ‘에어토리’는 1만대를 양산해 한국과 대만에서 시판되고 있다. 딩 대표는 강연에서 “한국의 메텔이 개발해 다궁팡이 인큐베이팅하고 있는 스마트 베개 ‘필로소핏’은 중국 소비자들도 선호하는 기능으로 기대가 크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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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궁팡은 올해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한 한국 지사 다궁팡코리아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우선 중국 진출 가능성을 분석한 후 선발한 스타트업들은 중국 현지에서 협력해 연구개발(R&D),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딩 대표는 “스타트업이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회사 규모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물론 중국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인지가 투자·지원의 가장 큰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산까지 진행하는 데 가장 큰 고려 요소가 생산단가다. 다궁팡 측은 선전의 양산 금형비용을 서울의 3분의1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낮은 단가로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시제품도 빨리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다궁팡은 스타트업에 투자하지만 지분은 취득하지 않고 양산 판매에서 얻는 수익의 일부를 가져간다. 딩 대표는 “제품 양산 속도가 경쟁력”이라며 “과거에 기술이 있어도 경쟁사들의 양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실패한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한국과 교류해온 다궁팡은 서울과 선전의 장점을 합쳐 한중 HW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S+S(서울+선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다궁팡은 스타트업의 개발·양산 협력자로 공급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의 예비창업자들도 자신만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중국 시장을 좀 더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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