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비은행 금융중개 883조...시스템리스크 확산 우려"

한은 조사통계월보

은행 수준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신용 중개 활동에 관여하는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가 883조원에 달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6일 발간된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의 현황 및 잠재리스크’ 보고서에서 “비은행 금융중개는 금융시스템과의 밀접한 상호연계, 금융거래의 복잡성 등으로 충격 발생 시 시스템 리스크를 확산·전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비은행 금융중개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으로 불리며 펀드 등을 취급하는 집합투자기구, 증권기관, 신용카드사·할부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기관, 신탁회사 등 기타금융중개기관 등이 주로 담당한다. 취급 상품으로는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 펀드, 유동화 증권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은행 국내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는 1,957조1,000억원이다. 이중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만 고른 협의의 비은행 금융중개 규모는 882조9,000억원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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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금융중개가 위험한 것은 유동성 불일치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이 위험해지면 자산 매각 수요가 늘어나는데 비은행 금융중개는 환매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동성 위험이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과의 연계성도 높아진 점도 문제다.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의 경우 금융채 담보증권 활용이 늘어났고 증권회사도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금융채와의 연계성이 심화했다. MMF·채권형 펀드도 채권 편입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저금리 기조에서 낮은 수준을 보인 신용·유동성 위험이 재평가되고 시장 참가자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빠르게 나타나면 비은행 금융중개 부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비은행 금융중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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