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온라인 패션몰 '적과의 동침'

코오롱FnC, 자사 온라인몰에

로우 클래식·렉토 등 10여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입점시켜

불황 타개 위한 '편집숍화' 속도

패션업계가 외부 브랜드로 ‘총알’을 충전했다. 흩어지는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사 온라인몰에 타사 브랜드를 투입하는 것. 자사몰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는 ‘양날의 검’이지만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패션업계가 자구책을 들고 나왔다.

6일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이하 코오롱FnC)부문에 따르면 자사 온라인몰 ‘코오롱몰’에 10여개의 브랜드가 최근 입점했다. 코오롱FnC가 직접 운영하는 20여개 브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주말 ‘조이코오롱’ 무교동 직영점을 폐점하면서 밝혔듯 온라인 몰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올 가을·겨울 시즌부터 코오롱몰에 입점된 이명신 디자이너의 ‘Low Classic(로우 클래식)’이다. 이 브랜드는 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패션쇼를 여는 등 패션계에서 주목하는 유망 디자이너의 브랜드다. 이외에도 정지연 디자이너의 ‘Recto(렉토)’, 신혜영 디자이너의 ‘Wnderkammer(분더캄머)’ 등 10개가 넘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포함됐다. 이들 브랜드는 무신사, W컨셉과 같은 온라인 편집숍에 이미 입점됐다. 코오롱FnC는 브랜드의 특징 등에 따라 상품을 사입하거나 수수료 기반으로 일정 몫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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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화 브랜드도 추가됐다. 부진하던 ‘슈퍼콤마비’ 사업을 연말께 접는 코오롱FnC는 ‘What I Want(왓 아이 원트)’라는 슈즈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 브랜드는 기존 코오롱FnC가 전개하던 ‘슈콤마보니’처럼 여성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소녀풍의 슈즈 브랜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몰 입점 브랜드와 사입 브랜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1.5배 신장했다”면서 “온라인몰에서 외부 브랜드가 눈에 띌 수 있도록 배치를 달리 하는 등 온라인 몰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최근 자사몰의 편집숍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온라인몰 SSF샵은 아예 신진 디자이너, 라이프스타일, 글로벌 브랜드 등을 한 곳에 모은 ‘어나더샵’을 운영하고 있다. 구찌, 프라다, 펜디,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도 해외 직구 상품으로 선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사 패션 브랜드 뿐만 아니라 타사의 뷰티, 인테리어, 푸드 등 다양한 외부 브랜드를 입점시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외부 브랜드가 들어가면서 자사 브랜드 위주로 운영되던 온라인몰의 고유한 색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디자이너 브랜드 등 외부 브랜드를 선보이면 타사 온라인몰과 차별성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자사몰에 외부 브랜드를 늘려나가면 브랜드 색깔을 잃게 되는 위험이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시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회사,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고객들의 재방문과 연계구매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코오롱몰 캡처코오롱몰 캡처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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