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신산업 규제완화 없는 ‘經自구역 활성화’ 공염불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5일 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2018~2027년)을 확정했다. 외국 기업에만 적용해온 세금혜택을 국내 기업으로 확대하고 경제자유구역을 바이오헬스·미래자동차 등 신산업과 서비스 산업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2013년에 마련된 1차 기본계획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초점을 맞췄지만 결과물이 신통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외국인직접투자에서 경제자유구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불과하다. 정부가 장담했던 외국 교육·의료기관 유치에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번 2차 계획에서는 국내 업체에도 외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임대산업용지를 제공하고 시설투자세액공제 혜택도 차별 없이 적용하기로 했다. 또 입주기업이 신고 없이 할 수 있는 외화거래 한도를 10만달러로 확대하는 등 진일보된 방안들도 포함됐다. 경제자유구역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정부의 노력과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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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은 바이오헬스·드론, 대구·경북은 미래차·스마트시티 등 신산업을 중심으로 집중 유치한다니 기대된다. 하지만 이 정도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조차 외국 투자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국내 기업에 대한 획기적인 규제완화, 조세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전무하다는 점을 추진상의 한계로 지목했다고 한다. 실제 경제자유구역청이 제도개선을 요구한 과제 154건 중 86건은 아직 미결 상태일 정도로 규제 대못은 여전하다. 농임축산물 제조가공은 입주를 제한한다는 지침 탓에 최근에도 부산항에서는 로스팅 커피 등의 수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태로는 구호만 요란했던 1차 기본계획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매우 크다. 특히 신기술·신산업 육성에는 규제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추가 규제완화 필요 시 법 개정 검토’ 운운하는 립서비스로는 투자를 유치할 수 없다. 정부가 진정 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할 마음이 있다면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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