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100엔당 990원 붕괴 위협] 日자동차, 엔화 약세 업고 국내시장 공세...수출시장선 타격 더 커질듯

토요타·닛산 등 원가 절감으로

다양한 마케팅·가격 할인 나서

한일 겹치는 품목 10개중 6개

국내 수출기업 북미 등서 비상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다시 추락세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를 제외한 12대 주력 품목의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엔화 가치 하락은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엔화 가치 하락을 등에 업은 일본 기업들의 공세는 국내 내수시장에서도 거세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도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은 신차를 내놓는가 하면 파격적인 할인행사로 국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6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2원18전 하락한 990원75전을 기록했다. 지난 10월2일 974원43전에서 1,020원까지 반등했던 엔화 가치가 다시 급락세를 보이며 990원을 위협했다. 터키 등 신흥국 금융 불안에 올해 8월 100엔당 1,024원30전까지 치솟았던 원·엔 환율은 지난달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000원 위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는 것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간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3연임에 성공하며 통화완화와 재정지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원화는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경상흑자가 늘어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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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하락은 수출기업들에 압박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내수시장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토요타코리아는 플래그십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엔화 약세를 틈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계산이다. 일본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율효과로 수입원가가 낮아지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닛산의 경우도 할인행사는 물론 다양한 마케팅으로 국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내수보다 더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다. 한국과 일본은 겹치는 수출 품목이 10개 중 6개일 정도(수출 경합도 58.8%)로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금리 인상 이후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며 북미는 물론 신흥국 시장에서도 가격 인하를 무기로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엔화 가치 급락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전반적인 엔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에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엔화 가치 하락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시장에서 일본과 겹치는 품목이 많은 한국 수출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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