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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타인이 아닌 내 기준에 충족...이젠 성숙한 연주 하고싶어"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데뷔 음반 발매 간담

동유럽 명문 슬로박 필과

드보르작 곡 8시간 녹음

9일부터 서울 등 투어공연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다미가 6일 데뷔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바이올리니스트인 김다미가 6일 데뷔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어릴 적 콩쿠르에 나갈 때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나를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타인이 아닌 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연주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 음반 작업이 바로 그 성숙한 연주자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다미(30·사진)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에서 열린 데뷔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슬로박 필하모닉과 진행한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을 가만히 들으면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느껴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다미는 20대 초중반 출전하는 경연 대회마다 입상을 놓치지 않으면서 ‘콩쿠르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0년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기록한 그는 이듬해 나고야 무네쓰쿠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년 뒤에는 하노버 국제 콩쿠르에서 또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5년 세계 최고의 클래식 축제 중 하나인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 참여해 자신의 무대를 전석 매진시킨 사례도 공연계 안팎에서 화제가 됐다. 김다미는 “돌이켜보면 콩쿠르 무대에서는 나의 매력을 부각하기 위해 최대한 과장된 방식으로 표현을 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한 순간 청중을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는 포기하더라도 학구적인 접근을 통해 악보에 충실한 연주를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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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김다미는 동유럽 최고의 명문 오케스트라인 슬로박 필하모닉과 함께 음반을 녹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다미와 슬로박 필하모닉은 오는 9일부터 서울과 대구, 경남 통영을 순회하는 투어 공연을 진행하는데 지난해 이 일정을 조율하다가 슬로박 필이 먼저 음반 녹음을 제안하면서 작업이 성사됐다. 슬로박 필과의 협연인 만큼 레퍼토리 역시 동유럽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드보르작의 명곡을 선택했다. 이번 앨범에는 바이올린 콘체르토와 로망스, 유모레스크 7번 등 총 세 곡이 담겼다. 김다미는 “솔직히 드보르작이 저의 ‘18번 레퍼토리’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절제미를 갖추면서 뜨겁고 강력하게 발산하는 멜로디를 연주한 것은 무척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지금도 앨범을 들으면 녹음 당시의 힘들었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올라요. 지난 9월 슬로바키아 수도인 블라티슬라바에서 꼬박 8시간 동안 녹음을 진행했어요. 첫 번째 리허설 때부터 완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준 슬로박 필과 작업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습니다. 슬로박 필이 세계 최고 악단인 베를린 필과 비교해 연주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더 우월하다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드보르작을 표현하는 방식만큼은 가장 능숙한 오케스트라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인 김다미가 6일 데뷔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드보르작의 명곡을 연주하고 있다.바이올리니스트인 김다미가 6일 데뷔 음반 발매 기념 간담회에서 드보르작의 명곡을 연주하고 있다.


총 4번에 걸쳐 이뤄지는 투어 공연 가운데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차례 공연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권터 피흘러와 함께 꾸민다. 피흘러는 김다미의 이번 데뷔 앨범을 듣고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김다미의 해석은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며 “김다미는 완벽한 테크닉과 강렬한 에너지로 슬라브 음악의 정서를 제대로 포착했다”고 호평했다. 사진제공=목프로덕션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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