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청년이 변했다...젊은층 조기투표자 4년만에 3배로

미 중간선거

트럼프 대통령 심판론 확산 속

팽팽한 접전 여론조사 나오자

젊은이들 앞다퉈 투표장으로

조기 투표자 3,500만명 기록

승패 가르는 핵심변수 떠올라

올해 미국 중간선거에서 만 18세 이상 40세 미만 유권자들의 조기투표자가 4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지자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되는 젊은이들이 앞다퉈 투표장을 찾은 것이다. 대통령이 아닌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선거에 이처럼 젊은층이 열광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치 매체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5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24시간 앞두고 조기 투표자가 3,500만명을 기록해 4년 전 같은 시기에 기록한 2,000만명을 76%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유권자 정보 분석업체인 ‘캐털리스트’ 분석을 토대로 이날 오전 3,10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쳐 2014년 중간선거의 전체 사전투표자 2,200만명을 크게 앞질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기 투표 붐은 플로리다와 텍사스 지역이 주도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 조기투표자 수는 470만명으로 4년 전 280명과 비교해 200만명이 늘었다. 텍사스의 조기투표자 수도 같은 기간 15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투표 열풍에 특히 젊은층이 한몫하고 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이번 중간 선거에서 18~39세 유권자 조기투표자는 2014년의 3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2014년 240만5,337명에서 639만5,307명으로 약 400만명이 늘어났다. 2014년 선거 당시 젊은층 유권자 투표율이 20% 미만에 그쳐 전체 유권자 투표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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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돌리스타운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 마을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펜실베이니아=AP연합뉴스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돌리스타운의 한 고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 마을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나와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펜실베이니아=AP연합뉴스






대학생들 사이에서 조기 투표 열풍이 상당하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일리노이·조지아·플로리다·네바다·애리조나·텍사스 등 양당의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지에서 18세 이상 30세 미만 조기 투표자들이 2014년 중간선거 때와 비교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리노이 주의 경우 30세 미만 조기투표자가 4년 전 대비 144% 급등했다. 시카고대학 학부생 6,200명 가운데 70% 이상이 모바일 투표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면서 젊은이들이 조기 투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조기 투표 행렬 때문에 시카고대 학생들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가 늘면서 이 지역에서 선거에 등록한 유권자 수는 150만명으로 4년 전 대비 10만명이 늘어났다. 마리셀 에르난데스 시카고 여성 선거관리위원장은 “2018년 프라이머리(경선) 때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 정치연구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0% 이상이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나갔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USA투데이는 “지난 수십 년 간 대선을 제외한 선거에서 노년층이 투표를 주도해왔지만 이번에는 18~29세 젊은이들의 조기 및 부재자 투표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조기 투표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또 다른 이유를 꼽는다면 선거 코앞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조사가 빗발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캐러밴(중미 이민자 집단) 북상으로 공화당이 힘을 얻는 듯 했지만 피츠버그 총기난사 등 민주당에 유리한 사건들이 터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CNN이 리서치업체 SSRS와 함께 진행해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에서 1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CBS 조사 결과에서는 민주당이 과반(218석 이상)인 225석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오차범위가 ±13석이어서 공화당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조기 투표 열풍 속에 버몬트 주를 출발점으로 6일 중간선거 투표가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한다. 동부에서 서부 순으로 진행되는 투표는 하와이주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8시께 켄터키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투표가 마감되며 오후 1시께 승패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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