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미국의 강화된 1단계 고혈압 기준(수축기 130~139㎜Hg, 이완기 80~89㎜Hg)에 드는 우리나라 20~30대 젊은층의 10년 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정상혈압군(120/80㎜Hg 미만)보다 1.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박상민·손정식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취업 등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 지난 2002~2005년 두 차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0대 남녀 약 249만명 중 9만명가량의 이후 10년간 심뇌혈관질환 진료 및 약 처방 여부를 건강보험 빅데이터로 추적관찰한 결과다.
7일 박 교수팀에 따르면 20~30대 때 1단계 고혈압이었던 사람은 정상혈압군에 비해 10년 뒤인 30~40대까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남자는 25%, 여자는 27% 높았다. 반면 항고혈압제를 먹고 있는 30~40대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았다.
손 교수는 “20~30대에서도 미국의 새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 정의한 1단계 고혈압에 해당하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슬기 연구원은 “혈압이 130/80㎜Hg 이상인 젊은 성인에서 항고혈압제를 복용할 경우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박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20~30대부터 (체중감량, 식습관 개선, 고혈압약 복용 등)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저널’(JAMA·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됐다.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는 지난해 고혈압 기준을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강화했다. 4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혈압이 130/80㎜Hg 이상이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본인 명의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20~30대도 내년부터 건강보험재정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올해까지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의 세대원은 40세 이상이어야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