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단폭격만 있고 정밀 유도탄이 없습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간사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의 2019년도 예산안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의원은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정부 재정이 곧 국민의 혈세이므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효율적으로 재정을 지출하는 ‘정밀타격’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의 과도한 일자리 예산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일자리 예산은 민간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끔 하는 마중물 역할에 그쳐야 한다”며 “마중물은 한 바가지면 되는데 (정부 예산은) 마중물 수준이 아니라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정부가 직접 창출하는 일자리가 민간으로 옮겨갈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정부가 직접 만들겠다는 5만9,000개의 일자리 중에는 빈 강의실 불 끄는 아르바이트 등도 포함됐다. 이런 아르바이트를 해서는 나중에 민간에 취직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남북경협 예산에 대해서도 “제대로 써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평화를 위해 돈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확실한 곳에 써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다른 예산은 사업·세목별로 일일이 승인을 받고 쓰는데 남북경협 예산은 ‘보안’을 이유로 아예 세부 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보안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내역이라도 제출해야 심사를 하지 아무것도 제출하지 않는 ‘깜깜이 예산’은 심사를 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일자리 예산, 남북경협 예산 삭감을 놓고는 자유한국당과 문제의식을 공유했지만 한국당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아동수당 100% 지급’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정책 효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저출산에 대한 문제의식에는 동의하지만 소득 상위 10%에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은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동수당을 모두에게 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운을 뗀 이 의원은 “상위 10%에게는 월 10만~30만원의 아동수당이 출산장려를 이끌어내는 정책 효과가 없다. 효과가 없는데 어마어마한 국민 세금을 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양당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하는 제3당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양당이 각자의 지지층을 대변하는 의견을 제시하며 갈등을 빚을 때마다 ‘가르마’는 우리 당이 탔다”며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가르마’를 탈 것”이라 강조했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