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기고] 4대강 자연 복원, 제대로 하려면

장민호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

장민호 공주대학교 교수장민호 공주대학교 교수



4대강을 살려내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 수문 개방이다. 지난해 6월 시작된 후 현재 전국 16개 보 가운데 9곳(세종·공주·승촌·죽산·이포·강정고령·달성·합천창녕·창녕함안)이 수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수문 개방 효과는 다소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다수지만 의문을 갖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도 없지 않다. 정부 등의 모니터링 결과는 긍정적이다. 물 흐름이 회복돼 조류(藻類) 농도가 줄었고 모래톱을 비롯한 수변 생태공간이 확장돼 동식물 서식환경이 개선되는 등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된다는 것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지하수 수위저하로 농사에 불편이 생겼다거나 강물이 줄어 경관이 나빠졌다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갑작스러운 수문 개방이 조개나 어류 폐사를 초래했다고 나무라는 분도 있다.

이 시점에서 보 개방에 따른 여러 분야의 효과를 100% 확정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살펴봐야만 정확한 판단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인간이 빠른 변화와 효과를 바라는 데 비해 자연은 소리 없이, 느리게 대답할 수밖에 없기에 더욱 그러하다. 작비금시(昨非今是), ‘지난 잘못을 걷어내고 옳은 지금을 간다’고 해서 이것이 꼭 과속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건설과 개발 중심의 정책이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호하고 지키는 쪽으로 바뀐 것은 여간 반갑고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내년에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보의 처리방안을 결정해줄 것으로 확신하며 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두 가지 사항을 거듭 강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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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사물과 현상에 대한 꼼꼼하고 과학적인 관찰로 바르고 정확한 길을 찾는 관물찰리(觀物察理)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시작은 철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돼야 한다. 수질·녹조·수생태·지하수·하상변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영향을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부당국과 관계기관, 일반 국민 모두에게 빠짐없이 정확하게 전달돼야 한다. 그래야만 가장 바람직한 4대강의 내일을 결정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보 개방을 비롯해 4대강을 살려내고 자연성을 회복시키려는 모든 과정에 ‘수생생물 등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구조’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보의 수문을 개방하면 강물의 수위저하는 필연적이다. 이러한 과정에 조개류나 어류의 물 밖 노출 또한 불가피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해당 수생생물을 빠짐없이 구조해 방류하는 일이다. 즉, 수변 및 수중 생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 현재 환경부와 K-water도 수위저하 속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2~3 ㎝/hr 수준으로 맞춰 수문을 개방하고 있고 미처 이동하지 못한 수중생물은 구조 후 본류에 방류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보 개방만 해도 양수장과 취수장의 제약, 지하수 영향 등 살피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부지기수다. 부작용의 최소화를 위해, 정말 바른 선택을 위해 면밀한 모니터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생태계와 수중생물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 자연성 회복은 충분한 결과와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알고 있고 또 하고 있지만 ‘정말 제대로 잘하기’는 힘들고 어렵다. 유구한 자연 앞에 보다 겸허한 자세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되자. 4대강의 참 웃음을 위해 함께 달려가자.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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