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도심에 있는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등 20여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화재가 난 고시원이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고 화재 당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오전 5시께 서울 종로구 관수동 청계천 인근 한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해당 건물은 지상 3층 규모로, 1층은 일반음식점, 2∼3층은 고시원으로 이뤄졌다. 2층에는 24명, 3층에는 26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소방당국은 화재가 3층 출입구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화재가 3층 출입구 인근 호실에서 발생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다”며 “안에 있던 사람들 대피로가 거센 불길에 막혀 대피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고시원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화재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시설법 시행령을 기반으로 2009년 이후 지어진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고시원은 2007년 설립해 2년 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경보음도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2층에 거주하고 있던 정모 씨는 “경보기가 하필 고장났다고 들었다”며 “‘불이야’ 소리를 듣고 2층에서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 고시원에서 5달가량 살다가 4달 전 맞은 편 원룸텔로 옮겼다는 손경호 씨는 “살았을 때만 해도 경보기가 오작동으로 울려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복도에 소화기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0일 오전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