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청하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국 부국장은 전날 오후 폐막 기자회견에서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엿새간 진행된 박람회 기간에 578억달러(약 65조원) 규모의 수입 의향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수입계약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첨단장비 분야로 중국은 총 164억6,000만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밖에 소비가전 43억3,000만달러, 자동차 119억9,000만달러, 패션·일용품 33억7,000만달러, 식품·농산품 126억8,000만달러의 계약도 체결됐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행사 기간에 300억달러 정도의 수입계약이 맺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중국이 푼 돈보따리는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전략적으로 대외개방 의지를 선전하기 위해 지자체와 기업들에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구매계약은 부풀려진 수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등 중국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 단체들은 새로운 구매보다 올해 예정된 계약을 박람회 시기에 맞춰 발표한 밀어내기 실적이 많은데다 중국 당국이 구체적인 수입자료들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 석연치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SCMP는 “중국은 경제개방 확대 의지의 상징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지만 회의적인 이들은 구매 의향 숫자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