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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한국건축문화대상-일반주거부문대상] "공간적 장점 많은 집, 시간 지나도 가치 사라지지 않아"

밝은다세대주택 설계자-김대일·이주한 피그건축사사무소 소장

"만족도 커야 사업성도 높아

공간 이용하는 사람에 초점

깊이 있는 건축 하고싶어"

김대일 피그건축사사무소장김대일 피그건축사사무소장




이주한 피그건축사사무소장이주한 피그건축사사무소장


“설계 사무실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상을 받게 돼서 아직까지 얼떨떨합니다. 주변에서 더 기뻐해주고 응원을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정말 큰 영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계에서 앞으로 더 열심히 작업하라는 격려를 보낸 것으로 여기고 설계에 더 몰두하겠습니다.”

‘밝은 다세대주택’으로 201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을 수상한 ‘피그건축사사무소’(이하 피그건축)의 김대일·이주한 소장은 이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밝은 다세대주택’은 국내 인구의 상당수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의 거주성을 깊게 고민하고 거주민들의 쾌적함을 최대로 끌어올려 심사위원들에게 큰 호평을 받은 건물이다. 2015년 사무실을 새로 설립한 신진 건축사들에게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다세대 주택을 지어 건축적으로 호평을 받는 건 쉽지 않다.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수상작들을 봐도 2010년대 이후 단독주택 또는 펜션 등 숙박시설이 주를 이룬다. 다세대 주택은 임대사업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넉넉하지 않은 공사비의 제약 속에서 경제성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축가가 가지는 여러 실험적인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VT 하가이스케이프’(펜션, 2017 제주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부문 본상), ‘마당 많은 집’ 등의 설계로 주택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던 피그건축에도 이번 프로젝트가 쉽지 않았던 건 마찬가지였다. 김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인근에 빌라들이 동시에 들어서고 있었다”면서 “최대한 싸고 빠르게 지어지던 인근의 다세대와 비교해 건축주는 이 집이 사업적으로 더 유리한 점이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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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싸게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집이라는 공간의 본질적인 요소에 주목했다. 물론 건축비의 제약을 고려하되 살고 있는 사람에 초점을 두고 이들의 주거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는 데 설계의 초점을 맞췄다. 결국 주거 만족도가 높은 건물이 사업성도 높다고 생각했다. “신축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듯이 임대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임대료를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때는 신축 직후입니다. 하지만 새집이라는 것에 국한된 경쟁력은 시간이 갈수록 잃게 되죠. 그런데 밝은 다세대주택처럼 공간적으로 장점을 가진 집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1년이 지나도 기분 좋은 공간감은 그대로일 것이고, 5년이 지나도 중정과 마당의 공간이 갖는 장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에 이들은 초기비용이 소폭 상승하더라도 장기적인 사업성의 관점에서 건축주를 설득했고 결실을 이뤄냈다.

피그건축은 건축주를 포함한 사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다는 것이 목표이자 철학이다. 밝은 다세대주택의 주된 초점이 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초점을 둔 것 역시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 소장은 “한정된 예산에서 수익성을 보장하려는 건축주의 요구와 그 집에서 살아가는 입주자들의 공간 경험 사이에서 최적의 안을 고안해 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이용자에 주된 초점을 두고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결국에는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건축물 자체로서의 완성도나 깊이를 계속해서 더 높여 나가는 데에도 지속적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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