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의 중추 격인 삼성이지만 안팎으로 악재가 줄지어 있다.
당장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운명이 결정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기준을 바꾸는 과정에서 바이오로직스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기 때문.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이 나면 주주 피해, 바이오 사업의 타격은 차치하고라도 브랜드 신뢰도 하락 등이 불가피하다. 회계기준 변경과 관련해 로펌과 회계법인의 검증을 받았고 금융 당국의 자문까지 거친 삼성으로서는 정권이 바뀐 후 날벼락을 맞는 셈이다.
자칫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종심으로 불똥이 튈 여지도 있다. 재계의 한 임원은 “(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이후의 일이고 증선위 발표도 회계의 고의성 여부만 따지는 만큼 직접적 연관은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일이 계기가 돼 삼성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공격이 노골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바이오로직스가 소송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고민도 적지 않다. 반도체의 경우 내년 1·4분기까지 약세가 예상된다. 메모리 공급 과잉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예상보다 침체의 강도가 클 수 있다. 스마트폰도 애가 탄다. 올 3·4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13% 줄어 글로벌 점유율 1위(19%)가 무색한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