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차세대 D램 DDR5 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후발주자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규격을 적용한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DDR5는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표준규격으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머신러닝 등 차세대 시스템에 최적화된 초고속·저전력·고용량 제품이다. 올 초 삼성전자가 DDR5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SK하이닉스가 표준규격에 맞춘 제품을 최초로 선보이며 미래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6기가비트(Gb) DDR5 D램(사진)은 이전 최고 사양인 DDR4 대비 전력 소비가 30% 적다. 반면 전송 속도는 1.6배가량 향상됐다. 이는 고화질 영화(3.7GB) 11편에 해당되는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최근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 8Gb DDR4에 이어 이번 16Gb DDR5도 주요 칩셋 업체에 공급하는 개가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급으로 DDR5 적용을 위한 시스템 안정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 경우 2020년으로 예상되는 상용화 시점 역시 앞당겨질 여지가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IDC는 DDR5가 2020년부터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해 2021년 전체 D램 시장의 25%, 2022년에는 44%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조주환 SK하이닉스 상무는 “이번 개발이 차세대 D램인 ‘DDR5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2020년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D램 업체 푸졘진화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소재 수출 금지라는 제재에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들의 초격차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DDR5의 표준이 계속 업데이트될 텐데 우리 업체들이 상용화 시점까지도 계속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