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출연硏 연구원 기술창업 쉬워진다

기보 '테크 밸리 프로그램'

보증 공급 1,287억으로 확대

창업 위한 휴직·겸직도 보장





이현 더나기술 대표이현 더나기술 대표


더나기술 시제품더나기술 시제품


증강현실(AR) 기반 3차원(3D) 아케이드게임 구현 기술을 개발한 더나기술은 요즘 제품 양산에 소요되는 자금 걱정을 하지 않는다. 기술보증기금이 연구기관 출신 기술인력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R-테크 밸리’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18억9,000만원의 보증을 승인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서 17년간 연구원으로 일했던 이현 대표가 창업한 기업으로, 지난해 사내 창업 프로그램에 선발돼 공식 휴직 기간 동안 기술을 완성했지만 제품 양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때마침 연구원 창업자를 위한 기보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기보의 보증 승인으로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생산해 증강현실 3D 아케이드를 게임방에서 즐길 수 있는 비즈니스를 조만간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술보증기금이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 사업화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선다. 누구나 할 수는 없지만 성공 확률이 높은 기술 창업에 방점을 찍어 혁신 창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북돋우려는 문재인 정부 ‘혁신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기보의 하이테크 창업 지원 사업은 ‘테크 밸리 프로그램’으로 불린다. 이는 대학에 있는 전문인력의 기술 사업화를 돕는 ‘U-테크 밸리’와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소속된 기술인력의 창업을 돕는 ‘R-테크 밸리’ 프로그램으로 나뉘는데 이 중 R-테크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게 기보의 전략이다.


지난해 선보인 테크 밸리 사업은 시작 당시 921억원이던 보증 신규 공급을 올해 10월까지 1,287억원으로 늘렸다. 협약기관은 지난해 연구소 14곳과 대학 26곳이었는데 올해 4월 대학이 57개로 늘었다. 보증 사전승인 규모도 R-테크는 11건·199억원(9%), U-테크 115건·2,009억원(91%)으로 대학 쪽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기보 내부에서 ‘연구원 창업을 강화해 나가자’는 논의가 이뤄졌고 이번 방침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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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보 관계자는 “연구원의 창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R-테크 밸리 보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에 비하면 활발한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R-테크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인들을 초청해 창업부터 현재까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제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휴·겸직 상태에서 창업을 할 수 있다. 연구기관마다 각자의 기준을 갖추고 창업 희망자를 선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직장 일이 먼저라 ‘눈치’를 보느라 선뜻 창업하겠다고 나서는 연구원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강낙규 기보 전무는 “전문 기술인력이 자금과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용 상품을 확대하겠다”며 “현실적으로 집중적으로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연구기관들이 연구원들의 휴·겸직 허용 기간을 보장하도록 정부에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휴·겸직을 허락받아도 실제 사업을 시작하면 기술만으로 뜻을 이룰 수는 없는 법이다. 보증·투자·컨설팅·인증 등 업무도 보통 일이 아니다. R-테크 밸리는 보증 공급뿐만 아니라 창업교육서부터 컨설팅까지 창업과 사업화, 엑싯(exit)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 기능까지 하고 있다.

R-테크 밸리의 지원 대상은 연구기관의 이공계 석박사 연구원이 창업한 기업 중 협약 연구기관의 추천을 받은 곳이다. 협약 연구기관에서 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지 1년 이내인 연구원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최고 30% 이내 사전 보증 한도를 부여하고 0.5%의 고정보증료를 적용하는 한편 투자유치도 지원한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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