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본 듯한 내용과 콘셉트로 지상파 예능들이 잇따라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SBS가 음악 예능 ‘더 팬’을 앞세워 무너진 지상파의 자존심 복원에 나섰다.
SBS가 제작비 약 55억 원을 투입한 ‘더 팬’은 오는 24일 첫 전파를 탄다. ‘K팝스타’의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의 김영욱 PD가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세계적인 포맷 프로덕션인 프랑스의 ‘바니제이 인터내셔널’과 공동 기획한 ‘더 팬’은 SBS의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특히 심사위원이 등장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음악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이 주도해 예비 스타를 뽑는다는 점이 최대의 차별화 포인트다. 가수 유희열과 보아, 이상민과 작사가 김이나가 ‘팬마스터’로 참여한다는 점 또한 안팎의 기대가 높다.
‘더 팬’ 출연진과 제작진들은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한 기대를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보아는 “뻔한 오디션 프로그램 아니라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하며 ‘더 팬’이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른 음악 예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희열은 “어떻게 음악을 들려줄 것이냐, 어떠한 뮤지션을 세상에 소개할지 고민이 많이 담긴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작사가 김이나는 “사람들의 호감의 기원을 찾아가는 프로그램 같다”며 “우리가 앉아서 그들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 마음이 끌린다 아니다 말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과 대중들이 어떤 분을 스타로 점찍을까 구경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남승용 SBS 예능 본부장은 ‘더 팬’에 대해 “포맷이 성공하면 전세계에 팔릴 것이다.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포맷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처럼 ‘더 팬’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당연히 시청자들의 반응 여하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지상파 방송사들이 선보인 예능들 대부분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전례가 ‘더 팬’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돌이켜 보면 10대들의, 10대들에 의한, 10대들을 위한 댄스 배틀 프로그램 KBS2 ‘댄싱하이’는 방영 전부터 엠넷의 ‘댄싱나인’과 차별점에 대해 지적받은 가운데 저조한 성적으로 종영했다. 지난 3일 방송을 시작한 차세대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 MBC의 ‘언더 나인틴 (Under Nineteen)’도 1%대의 시청률을 이어가며 고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