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는 지난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무역으로 이득을 본 기업의 기부금으로 농어촌상생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총 2,000억원이 모금돼야 하지만 11월 현재 조성금액은 505억7,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중 93%(470억 원)는 정부 지시를 따르는 공기업·기관이 출연했다. 민간기업들은 ‘10년간 돈을 내야 한다’는 부담으로 그간 참여를 망설여왔다. 국회가 이날 대기업을 부른 것도 적극적인 참여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의원들은 공개발언을 통해 ‘기금 조성은 기업의 의무’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황주홍 농해수위원장은 “여러분이 ‘법에는 있지만, 우리 회사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했을 것”이라며 “이를 환기하는 효과가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쐐기를 박았다.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이 좀 나서야 한다(정운천 의원)” “여야정, 그리고 경제단체에서 약속했던 사안이다(이개호 장관)”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발언이 쏟아졌다.
강제 모금 성격의 자리와 관련해 농해수위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파든 좌파든 과거 정권들이 중장기계획 없이 ‘땜빵’식 대책만 내놓아 이런 어려움이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미르재단 사건을 겨냥한 듯 “내가 오늘 온 것은 기금을 내도 정권이 바뀐 뒤 법정에 세우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