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받침으로 전락한 두꺼운 족보(族譜)를 보면서 저자는 생각했다. 이렇게 어렵고 난해한 책을 어린 아들딸에게 읽어보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을까. 안 되겠다 싶어 저자는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는 못 배길 옛날이야기처럼 재미나게 풀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시작된 저자의 가족 이야기가 우리의 세상 사는 이야기로 확장됐다.
한국교총이 발행하는 ‘한국교육신문’의 편집국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가 쓴 ‘달나라로 간 소신’은 언제나 우리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는 가족의 가치를 따뜻하고 섬세한 문체로 기록한 에세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다른 사람의 성공 스토리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지켜보면서 괜히 부러워하고 기가 죽었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게 된다. 가족의 역사와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의 일상은 똑같이 존귀한 것이라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를 깨닫는다.
저자는 15장(章)으로 구성된 에세이를 통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쫓아가다 보면 세 잎의 행복은 외면해버리기 일쑤”라며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 신기루 같은 행복을 찾아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박인기 경인교대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관류하는 정서적·의지적 포인트는 가족의 가치”라며 “기억과 기록으로 풀어낸 가족에 대한 든든한 인식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