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2017년 주택소유통계] 다주택자 198만명→ 211만명…쏟아진 대책에도 '富益家' 심화

"사는집 아니면 팔라" 8·2 규제에도

다섯채 이상 보유자 6,000명 증가

내집 장만 98만명 중 5만명 한채 더

1715A10 다주택자 비중이 높은 시,구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에도 다주택자가 1년 새 14만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집을 다섯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도 약 6,000명이나 되레 늘었다. ‘집이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겠다. 사는 집이 아니면 파시라’는 정부 엄포가 먹혀들지 않고 다주택자가 계속해서 큰 폭으로 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워낙 큰 탓”이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14만명↑…2016년보다 많이 늘어=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17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지난해 ‘내 집’을 소유한 사람은 1,367만명으로 한 해 전 1,331만1,000명보다 35만9,000명(2.7%) 늘었다. 이 가운데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198만명에서 211만9,000명으로 13만9,000명(7%) 많아졌다. 5주택 이상자도 한 해 전보다 6,000명이나 오히려 늘었다.

집을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가 다주택자가 된 사람(37만9,000명)이 오히려 다주택자였다가 집을 팔아 1주택자가 된 사람(26만1,000명)보다 많았다. 98만1,000명은 집이 한 채도 없다가 주택 소유자가 됐는데, 이 중 5만5,000명은 주택을 두 채 이상 사들였다. 집을 몇 채 씩 가지고 있나 변화를 보면, 147만3,000명(무주택에서 유주택 포함)은 소유한 주택 수가 늘었는데 이는 주택 수가 줄어든 88만1,000명보다 60만명 가까이 많다.


정부가 ‘다주택자=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집을 팔라는 강력 메시지까지 내놨음에도 시장은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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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규제 압박보다 집값 상승 기대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시중 유동자금이 쏠리면서 집값이 급등하자 기존에 집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까지 추가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VIP컨설팅팀 수석매니저는 “자금력을 갖춘 중장년층이 은행에 돈을 넣어두지 않고 ‘결국 부동산은 돈이 된다’는 경험으로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40세 미만 연령층의 2건 이상 주택 증가자 비율은 4.8%에 그쳤지만, 60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9.8%로 두 배 이상 많았다.

◇강남 거주 주택 소유자 10명 중 2명은 다주택자=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사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 강남구였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 14만4,300명 중 22%인 3만1,800명이 2주택 이상 다주택자였다. 꼭 강남구에 집이 없더라도 지방에 두 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경우는 여기에 해당 된다. 서초구(20.9%)와 제주 서귀포(20.6%)가 뒤를 이었다. 군(郡) 기준으로 하면 충남 서천(27%)과 전남 영광(26.7%), 강원 횡성(24.6%) 순이었다.

지난해 주택 자산(공시가격 기준)이 늘어난 사람은 전체 주택 소유자 1,367만명 중 97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집을 가진 사람 10명에 7명꼴로 주택 자산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늘어난 자산가액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83.1%로 가장 많았고, 1억원 이상 늘어난 비중도 10.6%나 됐다. 인구 수로 따지면 104만1,000명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15.6%가 1억원 이상 자산가액이 늘어 전국 평균보다 5%포인트 가량 비중이 컸다.
/세종=한재영기자·이완기 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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