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중 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합의가 점차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의 한중정상회담 이후 사드 보복 철회, 미세먼지 공동대응 등의 합의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할일이 남아 있다’며 더 빠른 진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 주석은 ‘점차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며 그동안의 성과에 중점을 둔 것으로 들린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 주석과 만나 “지난해 12월 회담 후 11개월이 흐른 지금 양국 교역, 투자와 인적교류가 증가하는 등 한중관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며 양국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계속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에서 스모그와 초미세먼지가 국가적인 현안이기 때문에 함께 긴밀하게 공동 대응하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이며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의 회담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날 회담은 35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중한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모두 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 1년”이라며 “우리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보다 더 큰 수확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합의한 것들은 점차적으로 이행됐고 중한관계는 안정적으로 앞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 정상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반도에서 전인미답의 평화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한중은 동북아 평화번영이라는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는 만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완성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에도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다. 한중 관계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한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며 공평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행하는데 입장이 비슷하다”며 “중한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 심화시키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 번영을 유지하는데 계속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