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한국인도 잊고 지낸 한국의 맛, 기대하세요"

'아르헨 출신 한식 홍보대사'

하인즈만 파크하얏트서울 총주방장

"한식, 독특함과 역사 있는 음식

최근 해초 요리 프로모션 준비중

지역별로 식재료 선호 달라 매력"

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



“보통 ‘모던’ 한식이라면 서양식 요리에 한두 가지의 재료·소스만 한국 것을 섞는다고 생각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주나 진도 같은 지역 토속음식을 그대로 내놓으면 외국인만이 아니라 서울 사람도 힘들겠지만 좀 더 흥미로운 재료, 색다른 스토리텔링으로 고유의 맛을 그대로 전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상상해봅니다.”

지난 10월 한식진흥원에서 주최한 월드한식페스티벌에서 ‘명예 건강한 식(食) 서포터즈 홍보대사’에 위촉된 페데리코 하인즈만(사진) 파크하얏트서울 총주방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식에 대해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식은 독특하면서도 역사를 가진 음식”이라며

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이 선보였던 ‘사찰 음식의 길’ 코스요리.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이 선보였던 ‘사찰 음식의 길’ 코스요리.


“외국인은 물론 한국인도 잘 모르거나 잊고 지낸 한국 음식 고유의 맛, 식문화의 본질을 깨닫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요리경력 20여년의 하인즈만 총주방장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스페인의 3스타 미슐랭 레스토랑 ‘마틴 베라사테기’을 비롯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매리엇플라자호텔 등을 거치며 이탈리아·프랑스·미국·스페인 요리를 두루 섭렵한 요리사다. 2006년부터 파크하얏트에 합류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서울·도쿄 점포를 거쳐 지난해 파크하얏트서울 총주방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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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즈만 셰프는 근무지가 아르헨티나에서 일본·한국으로 바뀔 때마다 지역 음식과 식재료·원산지에 대한 그만의 ‘의식’을 치러왔다. 최고의 요리는 해당 지역, 제철 재료로 만든다는 음식철학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도시에서 근무를 시작하면 먼저 지역 시장과 농장을 방문해 식재료를 상세히 살펴보고 유명하거나 상징적인 식당을 방문한다”며 “현지인들의 집에서 가정식을 맛보고 새로운 도시의 미식 수준, 음식 관련 문화유산 등을 배우는 것은 필수적인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나라와 도시에는 놀라운 여정이 숨겨져 있고 그것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찾아내는 것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이 선보였던 ‘맛의 방주’ 코스요리.페데리코 하인즈만 파크 하얏트 서울 총주방장이 선보였던 ‘맛의 방주’ 코스요리.


실제로 지난해 다시 한국에 온 하인즈만 셰프는 바로 5월에 사찰음식 명장이자 한식진흥원 이사장인 선재 스님과 협업해 ‘사찰 음식의 길’, 이어 11월에는 제주에서 당일에 공급받는 자연산 재료로만 준비한 ‘해녀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다.

또 올해 4월에는 사라져가는 음식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운동인 국제슬로푸드협회의 ‘맛의 방주’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파크하얏트서울의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더 라운지’에서 제주의 푸른콩장(된장·간장), 꿩엿, 제주에서만 나는 귤 ‘댕유지’ 등을 활용한 코스요리를 선보였다. 그리고 10월에는 월드한식페스티벌에서 한국의 장을 활용한 ‘두부와 된장 에스푸마’를 선보였다. 에스푸마는 요즘 유행하는 분자요리의 하나로 크림을 폼 형태로 만들어 더 가볍고 부드러운 맛을 낸다.

그런 그가 최근 준비하는 것은 제주·진도·강릉 등에서 나는 해초를 이용한 요리 프로모션이다. 같은 한국에서도 지역별로 식재료·레시피·장류에 대한 선호가 크게 다른 것이 재미있었다는 그는 “한국의 독특한 음식문화는 (한국인에게) 이미 그 지역과 문화의 한 부분이기에 독특한 식재료나 문화의 우수성, 특색 있는 요리기법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지역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발견하려는 열정을 갖고 요리나 식문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은 잊힌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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