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개인 이메일을 공무에 활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는 다르다”고 역설하며 ‘이방카 구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 경쟁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물고 늘어졌던 장본인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위선적인 행동에 민주당은 물론 범 트럼프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방카의 이메일 문제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방카의 이메일은 힐러리 클린턴처럼 기밀로 분류되지 않았다. 3만3,000건의 이메일을 삭제한 힐러리 클린턴처럼 삭제하지 않았다”며 “이방카는 자신의 이메일을 숨기기 위해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힐러리 클린턴이 지하실에 보유했던 것과 같은 (사설 이메일) 서버도 없었다”며 “당신들은 완전히 다른 것을, 가짜뉴스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방카가 지난해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수백통의 업무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전날 언론 보도로 드러나면서 정치적 파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관료들은 지지자들에게 이방카의 개인 이메일 사용이 클린턴 전 장관과는 다르다는 점을 알리는데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범트럼프 진영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에서 의회 담당 수석보좌관을 지낸 마크 쇼트는 이날 CNN방송 프로그램 ‘뉴 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방카의 이메일 문제와 관련, “아이러니할 뿐 아니라 위선적이고 좋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도 “내가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했던 것과 똑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의회 차원을 조사를 벼르고 있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의원은 “이방카가 규정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정부 윤리기구나 의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지난 6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를 통해 이방카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다른 백악관 직원들의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한 조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