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우리도 유한양행처럼" 오픈이노베이션 바람

유한양행 잇단 기술수출 성과에

제약사 개방형혁신 긍정적 검토

2215A14 오픈이노베이션



유한양행(000100)의 연구개발(R&D) 전략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이 국내 제약사 R&D 전략의 새로운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입증되면서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펴 왔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R&D·상업화 과정에서 대학이나 다른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이다. 이정희 현 대표는 취임 후 3년간 약 2,000억원을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투자했으며, 그 결과 유한양행은 이전까지 9개였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24개로 늘렸다.

그간 국내 제약사의 R&D 전략은 오랜 기간 막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성과를 내는 폐쇄적인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미 오랜 기간 R&D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온 한미약품 같은 경쟁사의 기술수출 계약 소식이 전해져오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 카드를 들고 나오자 업계는 의구심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이어진 꾸준한 투자에도 몇 년 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자 ‘신약 없는 1등 제약사’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잇딴 기술수출 계약으로 의구심을 깨끗이 씻어냈다. 지난 6일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으로부터 사들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글로벌제약사 얀센바이오텍과 총액 1조4,000억원규모의 기술추출계약을 성사시켰고, 앞서 지난 7월에는 또 다른 국내 바이오벤처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치료제로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총액 2,45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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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은 효율성이다. 유한양행이 15억원을 들여 오스코텍에서 레이저티닙을 사들일 때만 해도, 이 가격에 사온 물질 글로벌 신약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이들은 드물었고, 초기부터 연구 개발하는 것과 비교해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결국 3년 만에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계약에서 가능성을 본 다른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에만 LG화학이 미국 바이오벤처 큐바이오파마에 최대 4억달러(약4,500억원)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면역항암제 3종의 판권을 확보 했다. 바이오벤처 테라젠이텍스도 또 다른 바이오벤처 J2H바이오텍과 공동 개발한 경구형 루게릭병 치료제의 판권을 모두 사들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입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해 연구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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