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11월25일 개발원조의 날]세계 유일 '수원국 → 공여국'...개도국의 꿈이 된 韓

빈곤 딛고 경제 성장·민주화

많은 나라서 "비결 배우고싶다"

2009년 11월 25일 DAC 가입

역사적인 날로 정해 의미 기려




35년 동안 일제에 수탈당한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6·25전쟁이 터졌다. 3년간 계속된 포화에 국토는 폐허가 됐고 살아남은 자들은 세계 최빈국의 국민으로 불렸다. 너무 가난한 나라라서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했다. 가난 극복을 위한 산업 발전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1969년에도 나라 예산의 25%를 해외 지원에 의존했다. 1945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 지원된 해외 원조는 128억달러에 달했다. 그랬던 나라가 2009년 11월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다.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지위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 내부에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전환 사례였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한강의 기적’이 우리만의 경험에 그치지 않도록 11월25일을 개발원조의 날로 정했다. 역사적 전환의 의미를 매년 되새기면서 국제 개발협력 현장에서 한국의 역할을 계속 높여가자는 뜻에서다.


다만 국가 재건에 성공한 한국을 벤치마킹하려는 나라들이 많아질수록 한국 공적개발원조(ODA)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고민은 깊어진다. 위상에 맞는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ODA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을 동시에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2015년까지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의 비율을 0.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도 0.1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는 오는 2020년까지 0.20%, 2030년까지 0.30%로 목표를 다시 설정한 상태다. 여러 기관과 부처에 ODA 관련 업무가 흩어져 있는 점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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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확대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 KOICA는 질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협력국 정부의 발전계획과 니즈를 고려해 국가별 협력사업, 연수생 초청 사업, 인도적 지원 사업, 국제기구 및 민관 협력 사업, 해외봉사단 파견 사업 등을 정한다. ODA가 국가와 국가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상생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KOICA 관계자는 “1달러를 ODA 할 때마다 수출이 0.22달러 증가한다는 해외 기관의 조사 결과도 있다”며 “무엇보다 ODA를 통해 한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이 늘어나고 한국 청년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경험을 쌓는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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