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펀드 암흑기 '자산배분형'이 뜬다

분산투자로 약세장서도 꿋꿋

일부 연초후 수익률 5% 넘어

문턱 낮춘 사모재간접펀드도

6개월새 1,000억 몰려 인기




올 들어 증시 하락에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20%에 육박하는 등 ‘펀드 암흑기’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빛을 못 보던 ‘자산배분형’ 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자산배분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5%를 넘어서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분산투자의 위력을 과시했다. 해외자산배분형 펀드의 일종으로 가입 문턱을 낮춘 헤지펀드인 사모재간접공모펀드에도 6개월 만에 1,000억원 가량 자금이 몰리는 등 입소문을 타고 있다. 주가 하락기에 위험을 분산하고, 지수나 종목형이 아닌 헤지상품으로 하방을 방어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B스마트시스템트레이딩증권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5.30%에 달하는 등 자산배분형 펀드의 수익률 방어가 돋보였다. 3개월(3.73%), 6개월(4.0%) 등 단기 수익률도 모두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알파시나브로공모주증권투자신탁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3.25%, 2.62%다. 국내 주식형 전체 펀드 수익률이 같은 기간 -17.94%, 인덱스주식형 -19.77%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배분형 펀드는 말 그대로 주식, 채권, 파생상품, 인프라 등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로 위험을 분산한다. 약세장에서 투자자산을 분산해 손실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수익률 변동성도 낮출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올들어 5% 넘는 수익률을 보이는 KTB스마트시스템트레이딩증권투자신탁의 경우 주식(25.44%), 채권(47.76%), 유동성(3.79%), 주식선물 순포지션 (24.01%)을 고루 담았다. 주식 포트폴리오는 맥쿼리인프라(36.21%), S-Oil, KT&G, 강원랜드를 상위 5위 종목으로 담았다. 인프라와 배당주 위주로 담아 변동성 장에서도 시장을 방어하기 쉬운 구조로 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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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산배분형 펀드의 경우 자산배분의 종류와 성격이 다양하고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많이 좌우하는 만큼 자산배분형 펀드라고 무턱대고 가입하기 보다는 펀드 연혁이나 자산 성격 등을 따져봐야 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배분형 펀드의 경우 하락장을 방어한 상품도 있지만 일부 상품의 경우 오히려 주식하락분보다 큰 손실이 난 펀드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국내외 헤지펀드 여러 개에 분산 투자하는 ‘사모 재간접 펀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롱쇼트, 메자닌, 채권, 글로벌 매크로, 이벤트 드리븐 등 다양한 전략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면서 변동성을 낮추는 사모재간접 펀드의 장점이 하락장에서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사모재간접공모펀드 1호인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09%다. 1년 수익률도 3.22%다. 특히 이 펀드는 공모펀드로 헤지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는 다소 생소한 투자전략에도 불구하고 하락장을 방어하는 펀드로 알려지면서 6개월 간 959억원, 연초 이후 1,366억원이 몰리며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사모재간접 펀드는 헤지펀드 여러 개에 나눠 투자하는데다, 공모펀드라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일반형 헤지펀드라 불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재간접 헤지펀드도 일종의 해외자산배분형 펀드인데다 변동성을 낮추는 멀티전략, 고정 수익을 얻는 채권 전략 비중을 높여둔 게 하락장을 버티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언급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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