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인사팀 관계자는 26일 임원으로부터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채용 청탁을 전달받아 지원자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 의원의 재판에는 강원랜드 인사팀장으로 근무한 권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2012년 강원랜드 1차 교육생 선발 당시 강원랜드 전모 본부장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채용 공고가 나갔을 무렵 13명의 명단을 받았고, 전 본부장은 “합격시켜달라”, “이거 해줘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는 소극적으로 반응했더니 서류 평가가 진행되던 그해 11∼12월께 한 번 더 전 본부장의 사무실로 불려갔고, 그때 “권성동 의원이 준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다른 의원들은 보좌관을 통해 줬는데, 본부장이 직접 줘서 (본부장) 자신의 것(청탁)을 내는 건가 고민했다”며 “정말 권 의원이 준 것이 맞느냐”고 되물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최흥집 당시 사장에게 보고하고, 긍정적으로 해주란 취지의 답변을 받아 결국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켰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이후 이뤄진 2차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도 전 본부장으로부터 8∼9명의 이름과 ‘권성동 의원’이라고 적힌 쪽지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권 의원이 청탁한 지원자들의 합격률이 다른 유력인이 청탁한 경우보다 합격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전 본부장이 계속 확인하고 체크하고, 저는 쪼이고 해서 합격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최 사장이 “(다른 인사들의 요구에 비해) 권 의원의 요구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며 각별히 챙기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증언에 앞서 같은 의혹으로 기소된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의 보좌관이 재판을 방청하다가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는 일도 벌어졌다. 검찰이 “염 의원의 보좌관이 법정에 와 있는데 방청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염 의원의 보좌관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권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사람들과 접촉해 (이날 들은) 증언 내용을 전달하면 위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자, 염 의원의 보좌관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