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도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

2,700억 투자…中 2차전지 핵심부품 제조사 지분 인수

글로벌 투자형 지주회사 SK(034730)㈜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업체에 투자한다. 미래 사업 발굴과 함께 반도체·바이오에 이은 SK그룹의 균형 있는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다. SK㈜는 27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필수부품인 동박(Copper Foil)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사의 지분(약 2,700억원 규모)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로 SK㈜는 왓슨의 2대 주주가 된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의 지지체로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다. 머리카락 두께의 약 15분의1 수준의 얇은 구리 호일로 고도의 공정 제어 기술과 설비 경쟁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만한 고품질 동박을 만드는 기업은 전 세계 6곳에 불과하다. 왓슨은 중국 1위의 동박 제조 기업으로 우수한 제품경쟁력과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동박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 1대당 동박 사용량은 40㎏ 수준으로 핸드폰의 동박 사용량(4g)의 만 배가량이 많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동박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왓슨 역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닝더스다이(CATL)를 포함한 글로벌 메이저 배터리 업체로부터 지속적인 장기 계약 체결을 요청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왓슨의 지난해 매출 3,400억원, 영업이익은 620억원이며 에비타(EBITDA) 마진율이 20%가 넘어 고수익을 내고 있다.



그동안 SK그룹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SK이노베이션이 주로 담당하고 있었지만 이번 SK㈜의 투자 결정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SK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그룹 경영진에 반도체에 그룹의 자원이 집중된 것을 지적하며 반도체를 대신할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늘릴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역시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기차 관련 부품·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등 관련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의 2배 속도로 성장 중이라 SK㈜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직접 누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