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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여성 30%, 골반바닥근육 등 손상·노화로 방광·직장·자궁 '싱크홀'

임신·출산으로 근육 등 찢어지거나 늘어져

내부 장기 꺼져 골반통·요실금·변실금 초래

근육·섬유질 칸막이 보강 수술로 삶의질 ↑




골반저근육(골반바닥근육)이나 질·방광 또는 질·직장 사이의 섬유질 칸막이(중격)가 임산·출산과 퇴행성 변화로 늘어지거나 찢어지면 방광·자궁·직장 등이 질쪽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통증·요실금·변실금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바로 골반저질환이다.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의사에게도 얘기를 않거나 꺼리는 여성이 많다.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부끄러워하거나 노화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숙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과장은 “의사에게 증상을 이야기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반저근육은 골반 아래쪽에서 방광·요도·자궁·질 등 내부 장기를 지탱해주는 여러 층으로 된 근육이다. 그런데 임신·출산 등으로 이 근육이나 질·방광, 질·직장 사이의 섬유질 칸막이가 찢어지거나 늘어지면 여러 장기들이 질쪽으로 빠져나온다. 갑작스럽게 힘을 주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배의 압력이 증가했을 때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출처: HealthJade 홈페이지)(출처: HealthJade 홈페이지)


골반저질환이라고 하는데 초기에는 별 증세가 없지만 점차 밑이 빠지는 것 같은 통증, 아래가 묵직한 증세를 느끼게 된다. 심해지면 장기가 아래로 빠져서 질 쪽에 덩어리가 만져지며 걷는데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빠진 장기가 속옷과 닿아 염증·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냄새가 나고 배뇨 곤란, 오줌·변이 조금씩 새거나 자주 마려운 요실금·변실금·빈뇨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기들이 조금 내려온 정도에서 질 쪽으로 완전히 내려온 단계(골반장기탈출증)까지 4단계로 구분한다.


주로 갱년기·노년층 여성, 난산을 경험하거나 아기를 많이 낳은 여성, 비만하거나 골반이 약한 여성에게 잘 생긴다. 어머니가 골반장기탈출증이 있을 때 딸이 같은 질환을 얻을 확률이 3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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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복압이 높아지는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출산 경험이 있는 40대 이상 여성이라면 매년 정기검진을 받고 평상시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케겔운동을 생활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케켈운동은 소변·대변을 참는 것처럼 밑 괄약근에 힘을 준 채로 천천히 열을 센 후 힘을 빠르게 푸는 동작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아침·점심·저녁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장한다.

조 과장은 “최근 연구 결과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떨어진 여성에서 골반저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비타민D가 이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반저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 쪼그리고 앉거나 무거운 짐을 많이 드는 등 복압이 높아지는 습관을 고치는 게 좋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찢어지거나 많이 늘어진 질·방광, 질·직장 사이의 섬유질 칸막이나 골반저근육을 꿰매 보강하고 빠진 장기를 원위치시켜 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자궁까지 빠진 경우라면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술을 받기 힘든 노인의 경우 링 모양의 고무 재질 기구(페서리)를 질쪽으로 삽입해 자궁이 빠지지 않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2~3개월에 한 번 병원에 들러 해당 기구를 빼서 소독하고 질에 상처와 염증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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