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먹지 않아도 간염이 발병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반인의 10~24%, 비만인의 58~74%까지 보고될 정도로 흔한 질병이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블록버스터’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글로벌골드만삭스는 내년을 ‘NASH의 해’로 선포하고 ‘블록버스터 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상용화에 근접한 임상 3상 단계의 NASH 치료제는 엘러간, 길리어드, 인터셉트파마슈티컬(이상 미국)과 장피트(프랑스) 4개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중 2016년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인터셉트파마슈티컬의 ‘오칼리바’가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셉트파마슈티컬은 내년 상반기 중 ‘오칼리바’의 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초 ‘오칼리바’와 함께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될 길리어드의 신약 후보 물질 ‘세론세르팁’에서 심각한 가려움증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났던 만큼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엘러간의 ‘세니크리비록’은 내년 하반기에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고 장피트의 ‘엘라피브라노’는 아직 임상 결과 발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국내 제약사들도 NASH 치료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가장 앞선 업체는 휴온스다. 휴온스는 지난 2015년 NASH 치료제 ‘HL 정’의 임상 2상을 완료했다. 휴온스 관계자는 “다른 신약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면서 아직 임상 3상을 시작하지 못했다”면서도 “언제든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한미약품의 ‘HM15211’과 CJ헬스케어의 ‘CJ-14199’가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NASH 치료제는 신약을 맨 처음 개발하지 않더라도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6년 6억1,800만 달러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45%씩 성장해 2026년에는 253억 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타 간염치료제와 달리 NASH는 여러 약재를 복합적으로 투여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NASH 환자가 늘고 있어 시장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