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라인과 카카오(035720)가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금융 플랫폼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는다. 중국의 초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도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각 연합체는 내년을 기점으로 한·중·일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연결하는 ‘국경 없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금융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업 확장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국내외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간편결제 플랫폼 라인페이는 중국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한국 네이버페이를 한데 묶는 ‘라인페이 글로벌 얼라이언스(연합체)’ 전략을 선언했다. 위쳇페이의 사용자는 8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라인페이(4,000만명)와 네이버페이(2,400만명)의 사용자를 더하면 9억명에 가까운 연합체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는 사실상 한·중·일 간편결제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한국 네이버페이로 돈을 충전한 사용자가 일본에 나가서 편의점이나 음식점 등 라인페이 가맹점을 방문하면 ‘QR코드’나 ‘바코드’ 등으로 현금 없이 결제할 수 있도록 연동하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 라인페이 사용자가 한국을 방문해도 같은 방식으로 간편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는 아직 네이버페이를 온라인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연합체 구축을 계기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라인페이는 일본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한국과 중국에 ‘크로스보더 결제’ 서비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라인페이 사업이 안착한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진출한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도 국경을 넘나드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지난해 2월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300억원을 투자받고 일찌감치 크로스보더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에서 충분한 사용자(2,500만명)를 확보하고 의미 있는 거래금액(월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판단한 뒤 최근 한·중·일 통합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을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우선 알리페이의 가맹점을 통해 내년 1·4분기 중 일본에서 환전 없이도 카카오페이를 통해 QR코드 등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중국으로도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알리페이 역시 전 세계 사용자가 9억명에 달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와의 연동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라인페이 얼라이언스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등장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