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전고체 전지 양산한다지만…연산규모 韓기업 '180분의 1'

中 칭다오에너지 양산라인 구축

안전테스트 등 상용화까지 먼길

중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양산라인을 구축했다고 하지만 실제 상용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생산규모가 국내 배터리 기업 생산라인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작은데다 전기차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테스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2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너지디벨롭먼트는 최근 10억위안을 투자해 장쑤성 쿤산시에 전고체 전지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전고체 전지는 전지 내부의 전해질이 고체로 된 차세대 전지다. 고체이기 때문에 현재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사용시간이 긴 동시에 폭발·발화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현재 국내외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전고체 전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에서 선수를 친 셈이다.


그러나 칭다오에너지의 전고체 전지는 연구 성과 정도일 뿐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규모다. 칭다오에너지는 현재 연 100MWh에 불과한 쿤산 공장의 생산규모를 2020년 700MWh까지 늘리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용량이 40~60kWh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생산량은 2,000대 분량에 불과하다. 2020년까지 규모를 확대한다고 해도 약 1만대 정도 분량을 생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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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연 생산규모는 칭다오에너지의 50~180배에 달한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의 선두주자인 LG화학(051910)은 지난해 말 기준 18GWh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2위 업체인 삼성SDI(006400)의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14만대 분량이고 SK이노베이션(096770)의 생산량도 4.7GWh 수준이다. 이들 업체는 2020년 이후 55~90GWh의 생산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100만대에서 20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차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안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용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부품의 특성상 안전 테스트에는 최소 3년에서 최장 10년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체는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안전 테스트 기간을 단축하는 경우가 많지만 칭다오에너지디벨롭먼트는 전기차용으로 전고체 전지 기술을 개발하지는 않았다.

국내외 업체들은 전고체 전지 상용화 시점을 적어도 2022년 이후로 보고 있다. 도요타는 2022년 전고체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삼았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전지는 배터리 회사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는 이상적인 배터리”라면서도 “중국의 전고체 전지는 테스트 수준이고 상용화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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