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기업 보안 강화하자…中, 협력사 타깃 기술 빼가기

[줄줄 새는 IT 핵심기술]

보안 의식·시스템 허점 공략

국정원·검찰 올해만 3건 적발




디스플레이 분야의 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올 들어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수원지방검찰청이 공조해 적발한 주요 사건만도 올 들어 3건이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협력업체에서 기술이 빠져나갔다는 점이다. 기술보안에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 협력업체에서는 보안에 허점을 보이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의 보안의식이 대기업보다 약하다는 점도 중소기업이 해외, 특히 중국 기업의 타깃으로 꼽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지난 9월 수원지검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정장비 설계도면을 빼돌린 중소기업 L사의 전 직원 3명을 기소했다. 주요 피의자는 L사 설계팀장과 설계팀원. 이들은 중국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핵심 기술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6월에도 D사의 전 연구원 4명이 OLED 관련 기술 5,130건을 갖고 중국 기업으로 이직했다가 국정원에 포착돼 구속됐다. L사의 전 설계팀장은 중국 기업이 제시한 ‘연봉 두 배, 한국지사장 자리’를 국가 핵심 기술과 맞바꾼 셈이었다. 특히 인사에 불만을 품은 D사의 전 연구원들은 평소에도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자료를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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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자국의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인력 매수, 해외체류 자국인 포섭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 빼내기에 혈안이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사건은 중국이나 대만 등 주변 기술경쟁국으로의 유출이 과반수를 차지한다”며 “주로 고액연봉 등 금전적인 보상을 미끼로 핵심 연구인력의 유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협력·하청업체를 활용한 기술유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술유출 시 국가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국가 핵심 기술(12개 분야, 64개 기술) 유출 사건은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첨단기술 해외 유출 사건 342건 가운데 40건이 국가 핵심 기술 사건이며 주로 OLED와 조선·2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기술 유출이 발생했다.

또 국정원 조사에서 최근 5년간 해외로 기술 유출을 감행한 주체는 전직 직원이 전체의 68%를 차지했고 현직 직원도 25%에 달했다. 기술의 가치를 잘 알고 접근 권한이 있는 내부자에 의한 유출이 대부분인 셈이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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