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요워치]9만9,000원 '디아블로' 게임이 40만원?

■뭉치면 뜬다 ‘X의 경제학’

높은 희귀성에 웃돈 얹어 파는 리셀 성행

선착·추첨제 등 방지 나서지만 속수무책

에어조던 11 콩코드에어조던 11 콩코드



# 직장인 나정직씨는 블리자드사의 ‘디아블로’라는 게임의 ‘광팬’이다. 나정직씨는 디아블로3가 출시되면서 게임 팬을 위한 기념품, 게임 아이템 등 특별한 옵션이 포함된 한정판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꼭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단 4,000장만 발매된 한정판은 빗속에서 밤을 새운 사람들에게 모두 팔려나갔다. 알고 보니 이들 중 대다수는 재판매를 목표로 한 ‘리셀러’들이었고 곧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웹사이트에는 3~4배 비싼 가격의 매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결국 나정직씨는 원가 9만9,000원인 게임을 40만원에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한정판 등 고가에 거래되는 상품을 판매 목적으로 구입해 되파는 리셀러가 업계의 골칫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소장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이 발매되면 최초 구매자 대부분이 재판매를 염두에 둔 리셀러들이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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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에는 명품 브랜드 발망과 SPA 패션 브랜드 H&M의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수십벌을 노숙을 해가면서 사재기한 되팔이들이 비난을 받는 일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셀러들 사이에서는 고가에 거래됐던 게임 내 캐릭터 이름을 딴 ‘되팔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문제는 리셀러들 때문에 정작 물건을 구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얹어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정판이 리셀러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에 일부 브랜드는 이들을 막기 위한 온갖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아디다스·나이키 등 인기 스포츠 브랜드는 선착순·추첨제 등 리셀러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최근 나이키는 에어조던1 한정판 모델을 출시하며 이름을 ‘낫 포 리세일(Not for resale·재판매 금지)’로 붙였다. ‘제발 되팔지 말고 신어달라’는 메시지까지 남겼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중고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되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났다. 한 게임회사는 물량을 조금씩 찍어내는 일명 ‘도트식’ 생산으로 리셀러를 피하기도 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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