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이 사업 실패나 파산 등의 경제 위기상황에 직면할 경우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으로 일류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면 평생 꼬인다는 응답도 35.7%에 달해 국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패자부활’이 사실상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2일 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20.2%는 ‘과거도 현재도 불행하며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으나 현재 불행하고 미래도 희망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도 2.2%였다. 보고서는 이들 22.4%를 ‘희망취약층’으로 분류했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국민행복지표 개발 연구를 위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물론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현재도 미래도 대략 괜찮다’는 응답은 56.7%에 달했고 ‘현재 불행하지만 미래는 희망적이다’는 응답도 18.2%였다.
국민들은 사회에서 패자가 될 경우 재기가 힘들다는 인식이 강했다. ‘사업 실패나 파산을 하면 웬만하면 회복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55.9%에 달했고,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소위 일류 회사에 못 들어가면 평생 꼬인다’는 응답도 35.7%였다. ‘재난적 의료비’에 대한 불안도 컸다. 본인 또는 가족이 중병에 걸리면 가정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67.3%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삶의 수준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사회 하층으로 이동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응답은 15.1%, ‘가능성이 약간 있다’는 응답이 56.8%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민 행복수준을 높이려면 사회의 격차 줄이기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취약계층의 소득·고용상황 개선에 우선 관심을 두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팽배한 불안·불신을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