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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파주 문발동 28통 사람들, 조금 다르게 살기로 시작하다

사진=KBS 제공사진=KBS 제공



3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그날 이후, 우린 이렇게 산다 - 파주 문발동 28통’ 편이 전파를 탄다.

원룸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파주시 문발 28통 . 적막해 보이는 이 곳에 밤이 찾아오면 삼삼오오 마을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함께 어울려 노래를 완성하고 같은 곳에 모여 각자의 맛을 담아 김장을 한다.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 파주 문발 28통 사람들의 72시간이다.


▲ 파주시 교하 문발동 28통

원룸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있는 파주시 문발동 28통. 다소 삭막해 보이는 이 마을에는 저녁이 되면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당모의를 한다. 마을 커뮤니티 공간인 <마당>에 모여 다 함께 탁구를 치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하나가 되어 합창 연습을 하며, 각자 싸온 음식을 펼치고 포트락을 열기도 한다. 별 다를 게 없었던 마을이 이렇게 변한 이유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이야기 한다. 문발동 28통은 중년 남성들끼리 술을 마시고, 당구를 치는 정도가 주모임이었다. 하지만 4년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파주에 분향소가 없는 것을 알고 분향소를 만들었고, 밤낮없이 분향소를 지키며 13차례 촛불문화제를 진행했다. 마을 사람들은 분향소를 지키면서 서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고 나서 내가 살아온 그 뒷모습을 한 번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과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 그다음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건가? 나도 아이들이 셋이나 있는데 그 아이들한텐 어떤 아빠, 어떤 부모의 모습이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재정 / 문발28통 통장

▲ 문발동 28통 사람들, 조금 다르게 살기로 시작하다


문발 28통 마을 주민들의 삶에 대한 생각은 적막했던 마을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는 더 이상 공부만 잘 해야 한다고 강요 하지 않으며,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이야기 한다. 마을 사람들은 나만 잘 사는 삶이 아닌 함께 잘 사는 건강한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공통된 생각으로 부쩍 가까워진 주민들은 하나 둘 모임을 만들었다. 막걸리를 나눠 마시던 중년 남성들은 ‘파노라마’라는 노래 모임을 결성하게 되었고, 이후 여성들이 모임에 참여하자 4중주 혼성합창단이 되었다. 성공회 최석진 신부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마당>이라는 이름을 붙인 1층 실내 공간을 제공했고, 이곳에서는 누군가 버리고 간 탁구대를 계기로 탁구모임을 결성했다. 어느새 마을 사람들은 자유롭게 모여 탁구를 치고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의 관심사에 맞는 동네 모임들이 잇달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저희 노래를 한 명, 한 명 뜯어보면 못 부르는 사람도 많아요. 하나하나 부르면 다 별론데 합창으로 해서 들으면 그럴듯하게 들려요. 저도 이런 것들이 “같이 사는 게 아닌 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 조형근 / 문발동 거주

▲ 따로 또, 같이 문발동28통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에는 기획부터 편집까지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서 만든 마을 웹 드라마 <문, 발리에서 생긴 일>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문발동을 배경으로 이웃들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시트콤 형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마을 사람들은 직접 배역을 나누고 스태프의 일을 도맡았으며, 그 어느 마을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점차 마을 사람들은 따로 또 같이 이웃들과의 생활을 통하여 자신들의 삶을 변화 시키고 마을을 변화시켰다. 문발동 28통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자신과 이웃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제가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거의 주로 혼자 작업하고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게 서툴고 불편했던 것 같아요. 근데 세월호 분향소를 같이 지키고, 광화문에 나가고 이번에 마을 드라마를 같이 찍으면서 마음이 확 열린 것 같아요.”

- 김선재 / 마을드라마 <문, 발리에서 생긴 일> 총감독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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